1. Summer night '''''''며칠째 사람의 체온을 웃도는 살인 더위가 이어지고 있었다. 몇십 년 만의 폭염이라느니, 빙과산업의 주가가 급상승 중이라느니, 전력소비가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느니 하며 매스컴에서는 연일 폭서에 대한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올렸다. 낮 동안 더위를 피해 어딘가에 숨어있던 사람들은 저녁이 되자 땅거미와 함께 꾸물꾸물 밖으로 몰려나왔다. 밤거리는 다시 흥청거리며 흘러갔고 가게마다 빠른 비트의 음악들이 경쟁하듯 볼륨을 높였다. 야행성의 계절, 여름은 바야흐로 그 절정에 도달해 있었다. '“서재현 이 자식, 나타나기만 해라. 뺀질거리는 낯짝을 아주 추상적으로 뭉개줄 테닷!”'단영은 이를 빠드득 갈며 자전거 페달을 힘주어 밟았다. 다리를 교차시킬 때마다 등줄기로 땀방울이 줄줄 흘러내렸다. 훅훅한 밤바람이 마주쳐 불었지만 더위를 식혀주기에는 미흡했다.'두 시간 전에 배달을 나간 재현은 스쿠터와 함께 종적을 감추었다. 고용주가 삼촌라는 빽을 철저하게 써먹는 불량 아르바이트생이다. 분명 어디선가 미팅이니 소개팅이니 하는 짝짓기 놀음에 열중하고 있을 것이다. 막 성인이 된 스무 살의 청춘에게 왜 대학은 연애학개론을 필수로 강의하지 않는 거냐고 봄 내내 퉁퉁 불어있던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여름의 뜨거운 열정을 피자배달이나 하며 소모하자니 오죽이나 억울하겠는가. '''' '2. 잊혀진 인연을 찾아 ''3. 노을빛 마음''4. 달빛 소나타''5. 샘물 같은 사랑''6. 달은 이울고''7. 줄기도 잎도 없이''8. 는개''9.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10. 애인을 부르는 소리''11. 등''12. 불볕더위 ''13. 회귀''-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