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년 봄에 결혼해.”'안경 너머 가늘게 뜬 눈동자에 어두운 불꽃이 일렁거렸다. '“오늘 일,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어. '하지만 나한테도 잘못이 있으니까 너만 탓할 순 없겠지. '다시는 이러지 마.”''“당신, 진짜 거짓말을 못해.”'민혁이 책상에 한 손을 짚고 그녀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지현은 뒷걸음질을 치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그 말을 내가 믿을 것 같아요?”''“믿든 말든 상관없어. 사실이니까!”''“결혼을 할 사람치곤 너무 서툴렀잖아요. 첫 키스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요.” '지현의 아랫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민혁은 지현에게 허리를 숙였다. 안경 너머 두 눈이 강한 의지와 뜨거운 감정으로 불꽃처럼 빛났다.'“난 어수룩한 멍청이가 아닙니다. 당신의 키스, 너무 많은 것을 드러내고 있어.”''“나가!”'지현이 단호하게 문을 가리켰다.'“난 너하고 불장난하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어.”''민혁이 허리를 펴고 씩 웃었다. '“말했죠? 난 당신에게 빠져 버렸다고. 그 정도로 물러날 거라면 시작도 안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