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6시 30분까지 데리러 오겠다는 원철을 기다리며 외출 준비를 했다. 거울 앞에 보이는 그녀의 얼굴은 무척이나 단조로워 보였다. 짧은 커트 머리에 윤기 없는 얼굴, 왜소한 체구는 그 어떤 남자에게도 매력을 풍기지 못할 정도였다.'이제까지 그녀는 자신의 외모를 신경 쓰며 살 만한 처지가 아니었다. 그저, 이렇게 살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수 있는 삶일 정도로 고단했기 때문이다.'“화장을…… 해볼까?”'그녀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갑자기 왜 자신의 외모에 신경이 쓰이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화장대에 있는 화장품들을 얼굴에 바르고 있었다. 결혼했을 때는 단 하루도 화장을 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화장을 하고 얼굴을 들여다보던 그녀는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조금 나아 보이네.”'그녀는 옷장에서 검은색 정장 바지와 하얀색 블라우스 한 장을 꺼내 받쳐 입었다. 정말 단순하고 평범하기 그지없는 옷차림이었다. 준비를 마친 그녀가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 보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조 선생이었다.'“네, 선생님.”'-지금 아파트 앞에 있어. 준비 다 했어?'“네, 지금 내려갈게요.”'그녀는 전화를 끊고 재빨리 집을 나섰다. 그녀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밖으로 나가자 입구에 차를 세우고 있던 원철이 클랙슨을 눌렀다.'빵-'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의 차로 다가가 옆 좌석에 몸을 실었다.'“많이 기다리셨어요?”'“아니. 근데 희수 씨…….”'“네?”'“화장……했어?”'“이, 이상해요?”'망설이는 눈빛으로 묻는 원철에게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물었다. 그가 자신의 변화에 대해 알아줬다는 사실보다 혹시나 그에게 이상한 괴물로 보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그녀였다.'“어, 이상해.”'“……그, 그래요?”'그의 이상하다는 말에 그녀는 순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말까지 더듬었다. 그러자 원철은 입가에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저, 실례지만 누구세요?”'“네?”'“너무 예뻐서 못 알아볼 뻔했어. 평소에도 그렇게 좀 하고 다니지 왜?”'“선생님…….”'“아주 좋아 보여.”'좋아 보인다는 그의 말 한 마디에 그녀의 얼굴에는 금세 미소가 번져갔다. 그러자 원철은 차를 출발시키며 물었다.'“피곤하지는 않아?”'“전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