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냉혈한의 파트너

차갑게 굳은 고독한 옆얼굴이 아름다운 남자. 김라언. 반시율은 김라언을 처음 본 그 순간부터 감히 허락도 없이 그의 고독함이 짙게 드리워진 아름다운 얼굴을 가슴속에 들여놓는 실수를 범했다. 그가 10년 동안이나 사랑해 왔던 여자, 김재희 말고는 아무도 가질 수 없는 그 얼음 심장을 감히 빼앗으려 한 죄를 저질렀다.'“감히 내게 사랑을 구걸하지 마. 나는 필요에 의해 너를 이용할 뿐이야.”'그는 그녀와 결혼하는 날 그녀에게 차갑게 못을 박았다. 그녀도 그도 절대 모를 수 없는,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실을 그녀의 귀에 속삭인 후 굳어진 얼굴로 식장에 들어서는 그의 모습은 사랑하는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되어 가슴이 벅찬 나머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새신랑의 설렘 가득한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멀어도 한참을 멀었다.'일이 이렇게 된 것은 차분하게 그의 마음이 자신을 향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어설프게 그를 협박해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 했던 그녀의 잘못이었다.'“재희의 착한 마음이 다치는 것이 싫다면 나와 결혼해 주세요. 그것이 바로 최선의 선택이에요. 나는 사랑하는 당신을 가질 수 있어서 좋고 당신은 나와 결혼함으로써 마음 놓고 재희를 사랑할 수 있어서 좋지요. 우리의 결혼이 방패가 되어 줄 테니까. 우리가 결혼하면 재희는 아무것도 모른 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어요. 당신. 생각해 보지도 않고 일석이조의 이 제안을 거절하지는 않겠죠?”'그녀는 지금 감히 그의 차갑게 얼어붙은 심장의 주인이 되려 한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오늘 우리 생일이잖아, 언니.”'김라언의 그녀, 김재희와 반시율은 생일이 같았다. 반시율은 김재희와 생일이 같다는 이유 때문에 김라언을 처음 만났고 그대로 김라언을 향한 사랑을 불태웠다.'굵게 웨이브 진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코트 깃에 작은 얼굴을 파묻은 채 시율과 함께 차에 올라탄 재희가 시율을 향해 물었다.'“언니는 무슨 선물 받고 싶어? 언니는 진짜 현금이 좋은 거야? 뭐, 따로 받고 싶은 선물 없어?”'미간을 찌푸리며 진지한 얼굴로 자신에게 질문을 해대는 재희를 차분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던 시율이 우울한 미소를 지었다.'“글쎄…….”'재희의 입이 딱 벌어졌다. 잠시 멍하게 시율을 응시하고 있다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자기 일인 듯 흥분하며 소리치기 시작했다.'“어머! ‘글쎄’가 뭐야, ‘글쎄’가! 세상에 어느 여자가 자기 남편한테 생일 선물을 수표로 받아? 나 같으면 비싸지 않은 선물이라도 좋으니까 남편이 직접 손수 고른 선물을 택하겠다. 그리고 오빠는 또 뭐야? 사람 참 무심해. 눈치 없게 매년 수표 몇 장 들어 있는 봉투 내미는 무심한 남편 주제에. 잘난 척은 또 얼마나 잘한다고. 쳇. 언니가 진짜로 원해서 선물로 수표를 줄 거면 봉투라도 예쁜 색깔 봉투로 가져오던가. 왜, 언니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말이지. 언니 생일 때마다 오빠가 하는 짓이 꼭 사장이 알바생한테 일당 주는 것 같잖아. 아이 참, 속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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