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라이트 퍼슨(Right Person).'여느 때처럼 주말의 라이트 퍼슨은 만원이다. 테이블은 물론, 흥겨운 리듬과 현란한 조명으로 흐느적거리는 스테이지에도 발 디딜 공간이 없다.'창문도 시계도 없는 넓은 공간엔 열락과 쾌락을 좇는 젊은 열기만이 가득하다.'열과 흥에 달뜬 이들은 환호를 멈추지 못한 채,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스테이지에서 열정적인 춤을 선보이는 한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진한 와인색 스트립리스 원피스를 입은 여자의 몸매는, 마치 실수로 지상에 떨어진 신(神)의 호흡처럼 완벽한 굴곡을 그리고 있다. '깊게 패인 슬릿 사이로 눈부실 정도로 흰 허벅지가 엿보일 때마다, 남자들은 하나 같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가느다란 굽의 은색 뮬(Mule)을 신고 있는 여자의 다리는, 보는 여자들마저도 절로 입이 벌어질 정도로 관능적이다. 탄력이 느껴지는 우윳빛 살결에 늘씬하게 빠진 다리야말로,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것이길 바라 마지않는 환상이 아니던가. '게다가 앉아있는 이들마저도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여자의 춤 솜씨는 가히 신기에 가깝다.'벌써 몇 곡의 노래가 바뀌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드는 여자의 얼굴에서 지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천천히 선회하는 조명이 그녀의 얼굴에 어둑한 빛을 드리울 때마다, 예술가의 손으로 빚어놓은 것 같은 이목구비가 뭇 남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아울러 여자와 함께 춤을 추는 파트너를 바라보는 그들의 얼굴에 부러움이 서린다.'라틴 음악에 맞춰 그녀와 함께 현란한 춤 솜씨를 선보이는 남자의 셔츠는,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다. '몸을 털듯 스텝으로 박자를 맞춘 여자가 검지로 남자의 이마를 길게 밀어낸다.'“이런, 이번에도 아니군요.”'아쉬운 듯한 클럽 DJ의 목소리에도 한껏 흥이 배어 있다.'“진짜 마지막입니다. 오늘의 골든 벨에 도전하실 분, 딱 한 분에게만 기회를 더 드리겠습니다.”'색이 짙은 야구 모자를 삐딱하게 눌러쓴 DJ가 엄살 섞인 표정으로 엄지를 들어 보이자, 이내 떠나갈 듯한 환호가 클럽 안을 가득 메운다.'한 시간 가까이 디바의 관능적인 춤 솜씨에 흠뻑 빠져있던 대영은 곁에 앉은 승기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대영, 승기, 태규의 시선이 동시에 지후를 향했다.'“어?”'맥주를 홀짝이며 스테이지에서 벌어지는 춤의 향연에 흠뻑 취해 있던 보미가 입을 벌리는 찰나, 세 남자는 지후를 사정없이 앞으로 끌고 나갔다.'“신청합니다! 한국대학교 기계공학과 2학년, 강지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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