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바보 아니야? 밤새도록 그러고 잔 거야? 정말 곰탱이네.”'남편의 말소리에 부스스하게 눈을 떠보니 어느덧 남편은 내 앞에 앉아 있었다.'“사람들 가면 깨우라고 했잖아. 자는 척만 한다는 것이 잠이 들어서…….”'남편은 더는 뒷말을 하지 않았다. 내 예복의 겉옷고름을 풀어 주고, 내 저고리와 치마를 벗겨 주었다. 나는 답답하게 가슴을 죄여 오는 치마끈을 풀고 거북한 저고리를 벗으니 몸이 홀가분해져 기분이 날아 갈 것만 같았다. 땀으로 젖은 몸이 공기에 의해 시원해졌다.'“첫날부터 미안하게 됐군. 미안했어.”'남편은 내 얼굴에 붙어 있는 연지곤지를 떼어내고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 순간, 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간밤에 버려졌다는 기분이 걷히면서 남편의 다정스러운 입맞춤을 받아서 인지, 나는 알 수 없는 기분과 행복에 감동하고 있었다. 너무 터무니없고, 바보 같은, 그런 기분이었다. 이 정도의 것으로 이렇게 눈물까지 흘리며 감동하다니. 아무래도 내가 바보인건 분명한 사실이었다.'“정말 많이 마음이 상했구나! 이리 와. 안아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