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오히려 더 더듬더듬 거리며 가슴팍으로 오는 지호의 손. 얘가 진짜! 남의 속도 모르고. 재인은 세제가 묻은 손으로 그대로 지호의 팔을 세게 잡아 떼어냈다. ' “운동 좀 하셨……!”' 순간적으로 확 잡아당겨진 자신의 팔에 지호는 깜짝 놀랐다. 눈앞의 재인은 그야말로 강한 눈빛으로 자신을 쏘아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재인은 순간적으로 잔뜩 겁먹은 지호의 팔을 놔 주고 양팔로 싱크대를 잡았다. ' “저기 가 있어.”' “……장난 안 칠게요.”' “넌 정말 애가……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어?”' “…… 난 그렇게 흥분 할 줄은 몰랐…….”' “야!”' 버럭 소리치는 재인에게 또다시 주눅이 들어 결국 얌전히 식탁에 다시 앉게 된 지호. 재인은 설거지 하며, 아까 지호 덕에 놀랬던 자신의 몸을 다스리느라 무진 애를 써야만 했다. 쟤가 겁도 없이. 그나저나 이재인, 금욕 기간이 길었구나 너. ' “근데요, 이재인 씨.”' “또 왜.”' “애인이 전지현보다 좋은 건 만질 수 있어서라며요?”' 얘가 또 무슨 소릴 하려고. 재인은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 묻어난 지호를 떨떠름하게 바라보았다. 그런 재인을 보며 윙크를 하고 말하는 지호.' “나도 비보단 이재인 씨가 만질 수 있어서 더 좋아요.”' “김지호!”' 재인은 여전히 제 속도 모르고 빙그르르 웃는 지호 때문에 결국 마음속 간절히 기도를 올려야만 했다. 쟤의 뇌 구조는 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하아, 신이시여, 나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