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했어요, 그레엄」''「실망했다고?」그는 어두운 웃음소리를 내면서 빈정댔다.「듣도 보도 못한 패거리와 수상쩍은 카메라맨을 따라 이집트까지 여행하려고…」''「그분은 예술가예요!」''「그러니까 당신은 그를 아주 받들어 모시고 있다 그 말이군」''「당신이 기뻐해 줄 것으로 생각했어요. 저의 경력에 보탬이 되는 일이니까요. 장 뤽 세주르네는 아직 만나본 적도 없는 분이에요」''「만나고 싶어서 안달이잖아! 이렇게 기뻐하는 당신을 보긴 처음이야. 하기야 난 커다란 카메라를 둘러메고 어깨에 힘깨나 주는 놈도 아닐 뿐더러 돋보일 일이 도무지 없는 부동산업자니까」그레엄은 거칠게 의자를 뒤로 밀며 일어나서는, 계산서를 쥐고 앉아 있는 러스티를 혼자 남겨 둔 채 나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