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이현경 아르바이트기(記)

1. 선택 하느냐, 선택 되느냐!
'''''“왜죠? 제가 떨어진 진짜 이유가 뭡니까?”'현경은 감정을 자제하고 그렇게 물었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제까지 많이도 참았던 감정이 결국은 폭발하나보다 하고 남의 일처럼 생각했다. 그러자 조금 찌푸린 표정으로 현경을 바라다보던 인사부장이란 남자가 입을 열었다. 배가 나오고 머리가 꽤 많이 까진 거만한 분위기를 풍기는 남자로, 어서 귀찮은 파리를 떼 내고 싶어 하는 기분이 역력하게 배인 목소리였다.'“나 참, 뻔뻔하다고 해야 할지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해야 할지…….”'“서류 전형은 2차까지 통과했는데 왜 면접에서 떨어졌느냐 이 말이에요! 이유가 있을 거 아닙니까?”'현경은 남자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고 다시 물었다. 인사부장은 혀를 차고 대꾸했다.'“면접은 서류와 다르고, 댁이 우리 회사에 맞지 않아서 그런 걸, 회사까지 찾아오다니……도대체 무슨 짓입니까! 우리 회사가 뭐하는 곳인지나 알아요?”'현경은 남자의 뜬금없는 질문에 눈을 멀뚱히 떴다. 아직 입사도 안했는데 뭘 하는 회사라는 걸 자신이 알 수가 있나?'“글쎄요?”'그렇게 대답하자 남자가 눈을 빛내며 입을 열었다. 적당한 대답도 안했는데 손가락 하나를 앞으로 쫙 펼치며 맞장구부터 쳤다.'“그렇소이다! 우리 회사는 무역회사요. 그것도 세계 각국과 중요한 거래를 많이 하는, 아! 주! 중대한 업무가 많은 곳이라 이 말이요! 그런데 당신은 전공이 철학이잖소? 영어는 할 줄 알아요? 토익은 몇 점? 토플은? 그 외에 할 줄 아는 외국어는? 무역 업무에 대해서는? 도대체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지원을 해 놓고 취업에서 떨어진 이유를 회사까지 찾아와서 물어보다니…… 당신이란 여자는, 생각이 있는 게요, 없는 게요? 어서 돌아가요!”'일장 연설을 끝내고 마치 강의를 하고 돌아서는 교수님 같은 남자의 몸짓에 현경은 어이가 없어 잠시 그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았다. 몇 발짝 걸어가던 인사부장이 갑자기 몸을 돌려 현경을 아래위로 쭉 훑어보았다. 현경은 혹시나 싶은 마음에 남자에게로 한 발 다가섰다.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보아하니, 면접에서 꽤 많이 떨어진 모양이구만. 내가 보기에 아가씨는 앞으로도 더 많이 떨어질 것 같소이다. 신체 건강한 직원이 좋지만 아가씨는 너무 커요. 아무리 치마를 입었다 해도 도통 여자인지도 알 수 없고 말이야. 한마디로 사무실의 꽃이 될 수 없다, 이 말이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온갖 자격증을 가지고도 취업에서 낙방하는, 재능 있고 예쁜 여자들이 널렸는데 여성스럽지도 않고 성적도 좋지 않은 당신을 어느 회사에서 뽑겠냐 이 말이오. 면접관들이 남자인 이상 당신의 취업문은 좁고도 좁을 것이오. 잘 가시오.”'눈높이가 비슷하던 인사부장은 약을 올리듯 말을 내뱉고 바쁜 듯한 걸음으로 복도를 걸어가 사라졌다. 남겨진 현경은 다리에 힘이 빠져 근처에 있는 플라스틱 의자에 주저앉았다. 다행히 회사 휴게실엔 직원이 없었다. '“젠장!”'''''''2. 평화로운 연못에 돌을! - 피어나는 남심(男心)''3. 오묘한 외줄타기 - 흔들리는 남심(男心)''4. 위험은 계속 된다!''5. 권준의 남자 ''6. 이현경의 남자''7. 진실을 찾아라!''8. 사랑도 사고(事故)다''9. 탈피인가, 콩깍지인가?''10. 먹구름 뒤는 비''11. 각자의 거미줄''12.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리고..... '''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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