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나 씻고 나올게.”'“응, 그……그래요.”'나는 어색한 그녀와의 틈과 어색한 분위기. 그리고 내 안의 어색한 또 다른 나를 느끼면서 가만히 주변을 살폈다. 욕실에서는 물 틀어 놓은 소리, 여자의 콧노래와 같은 흥얼거림, 옆 벽에서 가늘게 울리는 침대의 뻐걱거리는 진동 소리. 소리도 어색하다. 분위기도 어색하다. 소리를 들으며 나는 생각한다. 저 여자는 뭐가 좋을까? 매일 술에 쩔은 남자들을 상대하면서. 갑자기 모든 게 측은하게 보였다. 양주 두 잔에 취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 스스로가 처량해 보였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거니? 나란 남자.'“오빠, 씻어. 와, 여기 진짜 좋다. 나 처음 와 봤어.”'하얀 대형 타올을 몸에 두른 여자는 모든 게 신기한지 객실 안의 천장과 바닥과 벽을 둘러본다. 직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연스러운 그녀의 미소에 갑자기 내 마음과 표정은 우울해졌다.'“오빠, 얼른 씻어. 왜?”'그녀는 아무 말 없는 나를 물끄러미 본다.'“오빠. 제가 마음에 안 들어요?”'순수하고, 초롱초롱한 눈빛. 그녀의 표정은 미소가 점점 굳어지고 초롱거리는 눈망울은 나의 생각을 읽으려고 내 눈에 집중한다. 나는 내 팔에 손을 감은 그녀의 손을 잡고 살며시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