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그대를 탐함

프롤로그
''''''“하……하.”'“음…….”'아무것도 보이는 실체는 없었다. 오로지 어둠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그 어둠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탁한 숨소리만이 허공에 메아리치듯 끊이지 않고 쏟아져 나왔다.'“하하. 아…….”'누구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남자의 움직임이 빨라질수록 여자의 온몸은 침대 위에서 심하게 출렁거렸다. 남자의 몸에서 흘러내린 굵은 땀방울이 여자의 입술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여자의 손이 남자의 허리를 힘주어 움켜잡았지만 그 통증을 느낄 여유가 남자에겐 없었다. 남자도 여자도 더 이상 자신들의 존재를 의식할 수 없었다. 그들이 쏟아내는 가뿐 호흡과 몸에서 배어나오는 진한 살 냄새만이 어두운 공간을 강하게 진동하고 있었다.'“아……아.”'폭풍과도 같이 매섭게 달려들던 남자의 집요함이 침묵을 찾았다. 절정은 곧 허탈을 동반했지만 아직도 둘 사이에 남아 있는 긴 여운으로 인해 남자도 여자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몇 번인가를 입술을 깨물며 망설이던 여자의 입에서 조심스럽게 말소리가 흘러나왔다.'“저…….”'“…….”'“이제 한 번 남았어요. 알고 계세요?”'“…….”'여자의 말에 죽은 듯이 누워 있던 남자가 등을 돌리며 돌아눕는 것이 느껴졌지만 여자는 개의치 않고 말을 계속 이어갔다. 돌아누운 남자의 어깨로 여자의 손이 머뭇거리며 다가가기를 망설이고 있다는 걸 남자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어떤 대답도 남자에게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렇게 말하는 거 규칙에 어긋나는 줄 아는데, 오늘은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다음 주 우리 약속 일주일만 미루면 안 될까요? 이번엔 도저히 시간을 내기가 어려울 것 같아요.”'여자의 말에 더 이상 재고의 가치도 없다는 듯 누워 있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안 되겠어요?”'남자는 침대에서 일어나 자신의 옷을 찾아 입기 시작했다. 서걱서걱 옷 입는 소리에 여자도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오빠가 많이 좋아졌어요. 내겐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빠라고요. 그만큼 절실했어요. 이제 한 번밖에 남지 않았는데 정말 그렇게 가실 건가요?”'자기변명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절규에 가깝게 들리는 여자의 말을 끝내 침묵으로 무시한 남자는 서둘러 마지막 지퍼를 올리고 성큼성큼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쿵! 여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느다란 불빛이 보이는 듯 하다 금세 다시 차단되어 버렸다. ''''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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