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악마에게 휘말려 가다 '''''선영은 다인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자꾸 눈물이 흘렀다. '“당신도 참, 뭐 하러 영국에 가라고 하고 나서 그렇게 서럽게 울어?”'“그럼, 직장도 저렇게 됐는데 여기서 뭘 하라고 해?”'“다인 씨 성격이 좋아서 잘 하고 있다가 올 거야. 걱정하지 마.”'“은혁 씨와 맺어 주려고 한 게 잘못한 건 아닌지 걱정돼서, 흑흑.”'“그러게. 나도 좀 의문이었어. 이미 결혼도 한 번 했던 남자고 은비라는 아이까지 있는데 그렇게도 아끼는 친구를 왜 이혼남하고 맺어 주려고 한 거야?”'“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처음에는 맺어 주려고 했던 건 아니야. 워낙에 연애에 관심 없어 하니까 연애라도 해보라고 자꾸 부추긴 건데, 가면 갈수록 은혁 씨와 다인이가 인연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가는 거야. 왜 그런지는 아직까지 의문이야. 그런데 은혁 씨라면 다인이를 행복하게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자꾸 생겨나는 거야.”'“왜? 은혁 씨가 부유한 것 같아서?”'돈 때문이냐고 묻는 남편의 말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부유한 게 전혀 상관없다고도 말하지는 못한다. 능력 없는 남자 만나면 고생할 거 뻔히 다 아는데 가난한 남자 만나라고 충고할 친구는 세상에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내가 그런 거 따지는 여자야?”'“그렇지 않으니까 나도 놀란 거지.”'“모르겠어. 웬만한 남자들에게 눈 하나 깜짝도 하지 않고 별 관심도 보이지 않던 다인이가 은혁 씨와 관계된 일에는 자꾸 흥분하고 생각하고 신경 쓰고 그러는데, 아무래도 은혁 씨가 다인이의 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처음에는 그냥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한마디씩 툭툭 던졌던 건데, 나중에 다인이가 신경 쓰는 거 보니까 이건 장난으로 할 말이 아닌 것 같았어. 하지만 이제 자꾸 내가 잘못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가네.”'“다인 씨는 당신이 제일 잘 알잖아. 아마 잘못된 선택은 아닐 거야. 솔직히 나도 처음에는 당신이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보면 볼수록 둘이 잘 어울리더라. 은혁 씨가 다인 씨에게 좀 끌리는 것 같기도 했고….”'“정말 그랬어?”'“응. 얘기를 하다가도 주방에 있는 다인 씨를 한 번씩 바라보고 괜히 다인 씨 하는 말에 시비 걸고 그랬잖아. 남자들은 자기감정 표현을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어.”'“다인이도 다른 남자들이 그렇게 시비 걸면 별로 상대하지 않았었는데 왜인지 은혁 씨가 하는 말에는 자꾸 신경을 쓰는 거 같고 혼자서 화내고 열 내고 나도 다인이랑 친구가 된 이래 그런 모습은 처음이었어.”'선영의 표정은 무척이나 진지했다. 다인과 은혁이 함께 있을 때, 자신이 은혁의 이야기를 꺼내면 다인은 항상 표정이 변했다. '“당신과 나는 보이는데 당사자들은 안 보일 확률이 더 크니까, 자신들의 감정이 사랑이라는 탑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는 걸 모를 거야. 솔직히 요즘 세상에 이혼 한 번 한 거 큰 흠도 아니지. 서로 사랑하기만 한다면 그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 내가 보기에는 은혁 씨도 사람 괜찮은 것 같던데, 만약 당신 말대로 인연이라면 크게 힘들지 않고 자신들의 자리를 찾아갔으면 좋겠군.”'''''''10장 악마에게 휘말려 가다''11장 악마의 성이 깨지다''12장 얼음성이 녹아 내리다''13장 악마를 포기하다''14장 악녀의 반란을 일으키다''15장 머릿속에서 악마를 지우다''16장 악마를 버리다''17장 사랑의 끝은... 용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