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안에서 올려다보는 서울 하늘은 눈부셨다.'민규는 9년만에 처음보는 서울 하늘을 바라보며 은효를 떠올렸다. 은효를 생각하면 늘 제일 먼저 티 없이 맑은 하늘을 연상시키는 미소가 생각이 났다. '런던의 공항에서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면서 내내 은효를 떠올렸다. 은효와 마지막으로 만났던 런던의 한 커피숍에서 맡았던 커피 향과 함께 자신을 향해 미소 짓던 은효의 그 티 없는 미소를 떠올리며 민규는 비행기에서 내내 중얼거렸었다. '‘너를 절대 용서할 수 없어…….’'민규는 은효가 자신을 떠나고도 한 동안 이별이 믿기지 않아 그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녀는 9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은효를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그녀는 그 어떤 이별에 대한 징후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민규에게 그 눈부신 미소를 보내주며 환히 웃어주기까지 했지 않았는가. '그런 그녀가 한국으로 돌아가고 나서 일방적인 이별통보를 해왔고 민규의 삶은 거기에서 정지되었다.'기내에서 방송이 흘러나오고 비행기가 조금씩 하강하기 시작했다. 한국으로 떠나기 위해 짐을 싸는 그에게 유선이 말했었다. '“그 여자, 찾을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