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갚겠다고?”'엉망진창이 된 거실을 한번 훑어보던 주하는 바닥에 앉아 고통을 호소하는 유권의 곁으로 다가가는 민영의 팔을 우악스럽게 잡아챘다.'“내 말 안 들리나? 여자.”'“이 손 놓으세요. 귀 안 먹었어요.”'“아까도 말했다시피 지금 미리는 없어요. 그러니 저하고 이야기를 하죠?”'양복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들던 그의 손이 멈칫했다.'“이야기를 하고 안 하고는 내가 결정한다. 여자.”'“그분들은 건드리지 마세요. 힘없는 노인 분들이에요.”'민영은 자신의 코앞으로 담배 냄새를 토해내는 그를 노려보며 두 팔을 벌려 앞으로 나아가려는 그를 제지하고 나섰다. 보면 볼수록 끌리는 데가 있는 여자였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지금 주하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이름이 뭐지? 여자.”'“채민영.”'“당신하고는 할 말이 많을 것 같군. 사무실로 자리를 옮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