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날씨가 얼마나 뜨거운지 모자와 선글라스로 가린 얼굴은 따가운 햇볕에서 간신히 지키고 있지만, 그대로 노출 되어 있는 목덜미와 팔뚝 부분은 점점 따끔거리고 있었다.'“진짜 날씨 한번 끝내준다. 서울은 지금 장마구만. 여긴 완전 별천지네. 뜨거워도 이렇게 뜨겁나?”'7월의 날씨는 정말 말 그대로 끝내줬다. 우리나라의 7월도 만만치 않게 덥지만 이곳 일본의 수도 도쿄는 습한 기운에 온도까지 높아 정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거기에 트렁크를 끌고 등에는 배낭까지 메고 다니니 고역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그런 고역을 가희는 즐기고 있었다. 땀이 온몸에 흐르고 먹을 게 잔뜩 들어 있는 배낭을 메고 거리를 헤매고 있는 지금이 너무나 행복했다. 일본, 아니 난생 처음 해외여행을 위해 출발하기까지 얼마나 우여곡절이 심했는지 오히려 고생을 하고 있는 이 순간이 반가울 따름이었다. '“이가희! 어쨌든 오긴 왔다. 큰맘 먹고 왔으니깐 많이 보고 가야지? 나한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새벽에 도착했고, 서울엔 저녁 늦게 도착 하니깐 꽉 찬 3일을 보내는 거야. 아자! 기운 내자. 기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