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벽돌로 지은 성 메쿠엠. 이 곳은 전혀 다른 세계 아마도 3차원의 문을 지나면 있는 몇 천 년은 거스르는 세계다. 여름인양 펼쳐진 대지에 초록으로 물감을 뿌린 듯 성을 제외하고는 전부 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잎사귀들의 천국이었다. 메람국의 거대한 성 안으로 들어가면 그 안에 많은 시민들이 활기에 찬 아이들이 뛰어 놀고, 어른들은 소박하지만 행복한 듯 얼굴 가득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 시민들의 마을을 지나면 마치 그 안에 새로운 요새가 만들어져 있는 것처럼 굉장히 높은 건물이 하나 눈을 사로잡았다. '화려한 옷들을 입고 서 있는 대신들과 정 중앙에 금으로 테를 두른 황금 관을 쓰고 웃고 있는 황제와 마치 유럽의 17세기 정도로 보이는 여성들의 화려한 장신구와 의상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한 곳에 모았다. 이 성안에 오늘 기쁜 일이 있을 예정이었다. '“황제 전하. 감축 드리옵니다. 왕비전하께서 세상을 등지신지 10년 만에 새로운 분과 혼약을 성사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고 나라의 축복입니다.”'나이가 50세는 되어 보이는 왕은 깊이 파인 자신의 이마의 주름을 매만지면서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민망하군. 이제 곧 환갑인 나이에 20살짜리 어린 신부를 맞이하다니 아들 보기 민망하군 그래. 그만 해 두지.”'나이 든 왕은 민망한 듯 한 쪽에 앉아 있는 왕세자를 힐끗 쳐다보면서 말을 이었다. 그는 왕에게 하나 밖에 없는 혈손으로 시대적 무사로 손꼽히는 칼잡이로 날카로운 눈과 해박한 지식으로 지적인 모습까지 갖추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 눈에 모으는 젊은 왕자였다. 이름은 레미엘로 그는 늘 우수에 젖은 듯한 시선을 가지고 뭍 여성들의 가슴을 적시면서 아직 사랑 한 번 해 보지 못한 숫총각이었다. 그런데 그 진회색 눈동자가 약간 떨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