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 놀란이 야구에 대해 아는 건 무득점을 뜻하는 Zip, Zero, Zilch, 딱 이 세 단어뿐이다. 그녀는 어떤 종류의 스포츠도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어떤 선수가 안타를 더 많이 쳤는지 관심을 갖기보다는 가족들이 그녀의〈대의〉라고 부르는 일들에 모든 관심을 쏟는 게 더 당연했다. 그런 까닭에 그녀가 루이스빌의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슬래머즈를 주로 취급하는 스포츠 기념품점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건 내일부터 스트리퍼가 되겠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A컵 사이즈의 가슴에도 불구하고, 오빠가 군대에 가 있는 동안 대신 가게를 운영하는 것보다는 그녀가 스트리퍼가 되는 게 더 가능성 있어 보였다.'제니의 피와 노력과 눈물 외에, 가게가 문을 닫지 않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블루그래스 요양원 잔디밭에서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노인이었다. 제니의 걸어다니는 야구 백과사전. '「6백 달러 받으면 돼」액자에 넣어진 사인이 들어간 경기 사진을 손에 들고 에드가 스미스가 턱을 문지르며 말했다.「86년도 메츠가 레드삭스와의 7번째 경기에서 승리한 게임이지. 게다가 사인이 되어 있으니 적어도 6백 달러이고 어쩌면 7백 달러까지도 가능해」'제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공책에 열심히 받아 적었다. 공책에는 에드가가 말했던 다른 정보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그는 신이 보내준 사람이 분명했다. 에드가의 도움이 없었다면, 2004년도 레드삭스 선수의 사인이 들어간 공을 리틀리그 팀 선수에게 10달러에 팔아 버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