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둠 속에서 불을 비추는 등대를 보았다. 아주 멀리서 보였지만 등대는 조용히 곳곳을 비추면서 골고루 돌아다닌다. 남편은 내 등 뒤에서 나를 감싸 안고 있다. 불빛만큼이나 따뜻하다. 등대처럼 골고루 내 몸 구석구석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나는 사랑받고 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에게서. 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에서 오가는데 그때 남편이 귓가에 속삭였다.'“생일 축하해.” 하고. '생일. 내 생일? 그러고 보니 나는 겨울에 태어난 여자다. 이번 겨울 바다는 내 생일 선물이었다. 이럴 수가. 내 생일이었다. 내가 딴 생각으로 남편과 나를 괴롭히는 동안 남편은 내 생일을 계획하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빠지고 나는 남편에게 안겨 거의 매달리시피 기댔다. 남편은 나를 더욱더 세게 안아주었다. 포근하고 따뜻한 품에서 나는 아련하게 비치는 등대를 바라보았다. 아름답다. 그리고 더 없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