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귀(鬼), 카인의 연인 2권

<제 10귀(劌) 중에서>''그는 감각 없는 두 다리를 질질 끌며 외과 병동 복도로 들어섰다. 장기적출 수술대로 끌려갔다던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극한으로 고조된 진혈귀의 감각은 익숙한 혈향을 감지해냈고, 진후는 그곳으로 향했다. '바로 그때, 그를 발견한 병원 직원이 다급히 달려 나왔다.'“이보세요, 거기는 출입금지 구역입니다. 당장 나오셔야…… 흐억!”'진후의 어깨를 잡아챈 것도 잠시, 차디찬 진혈귀의 눈과 정면으로 마주한 직원은 숨 막히는 비명을 내질렀다. 진후는 표정 없는 얼굴로 무심히 직원의 뒷목을 내리쳤다. 기절해 버린 직원이 풀썩 쓰러지는 사이, 그는 또다시 발걸음을 옮겼다.'‘조금만 더 기다려, 시야. 반드시 살려낸다. 네가 잃어버린 것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반드시 돌려줄 거다.’'살아만 있다면 언젠가는 그녀에게 돌려줄 수 있으리라. 그러니…… 지금 당장은 시야가 그를 미워해도 상관없었다. 그녀를 인혈귀로 되살려낼 그를 원망하고 저주하면서, 그렇게라도 살아 있기를 바랐다.'설령 그녀의 심장이 영원토록 얼어붙은 채 두 번 다시는 그에게 반응하지 않는다 할지라도.'쾅……! 굳게 잠겨 있던 수술실 문을 열어젖힌 진후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가장 먼저 눈에 띤 것은 수술을 보조하는 두 명의 간호사와 두 명의 의사들이었다. 의사들의 손에는 메스가 쥐어져 있었고, 그것은 반쯤 벗겨진 환자복 사이로 하얗게 드러난 시야의 피부 위에 닿아 있었다. '“대체 뭐요! 수술 중이니 당장 나가요!”'“그 손…… 당장 치워.”'“뭐라고요?”'일순, 진후의 눈 속에서 핏빛이 번득였다. 분명 문 앞에 서 있었건만, 그는 어느 틈에 수술대 곁으로 가 시야를 끌어안고 있었다. 의사들 중 한 명이 그를 향해 덤벼드는 것을 본 진후는 본능적으로 손을 휘둘렀다. 촤아악.'“으, 으아악!”'공포에 질린 비명 소리가 허공을 가르면서 짙은 핏방울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상관없었다. 이미 진영을 죽이면서 지옥에 떨어지기로 결심한 그였기에, 살아생전에도 죽은 후에도 지옥에 있기로 다짐했기에 더는 상관없었다. 그렇기에…… 시야를 영영 죽이려 한 저들을 절대로 살려 둘 수 없었다. '진후는 피에 젖은 자신의 손을 몇 번이고 들여다보았다. 차라리 죽는 한이 있더라도 죽이고 싶지는 않았던 그였다. 그래서 그의 손으로 유가의 혈족들을 해쳤을 때 자살을 기도했었고, 죽은 듯이 귀도에 유폐되어 있다가 죽고자 하였었다. 그러나…… 이제는 살아야 했다. 살아서, 그녀에게 잃어버린 모든 것을 돌려주어야 했다.'“……미안해, 시야.”'용서하지 마라. 나를 만남으로써 모든 것을 잃어버린 너란 걸 알고 있다. 그러니 넌 날 용서해서는 안 돼. 더는 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 살아만 있어. 그러면 언젠가는 너에게 전부 돌려줄 수 있어…….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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