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헤어져, 우리.”'넓은 카페 안,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은 우진은 자신의 연인이 내뱉은 말에 어리둥절했다. '“뭐라고?”'“헤어지자고.”'“갑자기 무슨 소리야? 장난하는 거지?”'“장난 아니야. 나 곧 약혼해. 그러니까 깨끗하게 정리하자.”'“연경아!”'“미안해. 그동안 고마웠어.”'자리에서 일어나 출입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연경의 모습이 우진에게서 멀어져갔다. 편한 옷차림에 운동화를 고수하던 평소 그녀의 모습과는 달리 고급스러운 정장을 차려입고 굽 높은 힐을 신은 연경이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또각 거리는 소리만이 우진의 귓가에 퍼졌고 연경이 떠난 자리에는 그녀가 즐겨 마시던 에스프레소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귀엽게 생긴 얼굴에 하는 짓도 완전히 아이인데 커피만은 늘 진한 에스프레소를 즐겨 마시던 그녀. 그에 비해 우진은 항상 캐러멜 마끼아또를 마셨었다. 진한 달콤함을 느끼며 연경을 쳐다보고, 그녀를 쳐다봄으로 인해서 그 달콤함이 배가 되어 온몸에 전율을 느꼈던 것이 불과 며칠 전이었다. '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나서 연인이라는 이름으로 지내온 시간이 자그마치 6년이었다. 6년, 2190일, 52560시간, 수없이 많은 날들과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시간을 함께 지냈는데 이별은 참으로 쉬웠다. 헤어지자는, 미안하다는, 고마웠다는 그런 흔한 말들로 오랜 시간을 정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 우진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연경은 그에게 처음을 선사한 여자였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고, 처음으로 누군가를 소유하고 싶어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것을 꿈꾸게 했다. ' 우진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한 달 전,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했을 때, 연경이 얼마나 기뻐했는지를. 내밀기도 민망한 실반지를 받아들고 눈물을 글썽이며 행복해 하는 모습을 너무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데 프러포즈를 받아들인 지 한 달 만에 다른 남자와 약혼을 하게 되었으니 헤어지자고 한다. 이 상황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 결국 마르지 않은 눈물샘 때문에 우진의 볼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렇게 나약한 나라서 떠난 거니?’''''''#1. 燈下不明(등하불명)''#2. 孤立無援(고립무원) ''#3. 去者必反(거자필반)''#4. 相思不忘(상사불망)''#5. 水性欲淸(수성욕청)''#6. 百年河淸(백년하청)''#7. 如足如手(여족여수)''#8. 徒勞無益(도로무익)''#9. 一場春夢(일장춘몽)''#10. 愛憎厚薄(애증후박)''#11. 波瀾萬丈(파란만장)''#12. 無愧我心(무괴아심)''#13. 可東可西(가동가서)''#14. 刻鵠類鶩(각곡유목)''#15. 盤根錯節(반근착절)''#16. 呱呱之聲(고고지성)''#17. 氷炭相愛(빙탄상애)''#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