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절벽의 꽃 2권

담배연기가 자욱한 실내. 마치 어느 지저분한 창고의 한구석처럼 그리 밝지 않은 조명이 드리운 곳은 외진 곳에 위치한 속칭 「하우스」였다. 퀭한 눈꺼풀 밑으로 어떤 이는 하이에나의, 어떤 이는 살쾡이의 눈을 하고 서로를 힐끔거렸다. 한참 패를 돌리고 상대방의 수를 읽느라, 또 눈과 머리가 돌아가느라 요란한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그리고 그 방을 나서 건너편, 몇 배는 더 어두워 보이는 방안을 들여다볼라치면, 간간이 터져 나오는 욕설과 고함 소리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자아냈다.'“이보쇼! 한 씨. 돈을 가져오라고, 돈을!”'“아니, 그러니까. 그게.”'연신 굽실거리며 두 손을 마주 비비는 그는 바로 혜연의 아비인 한종환이었다. 하우스를 관리하는 우락부락하게 생긴 기도 녀석이 자신의 아버지뻘 되는 사람의 멱살을 한 손에 그러쥐고 앞뒤로 휘저어댔다. 그 뒤로 비슷한 생김의 사내 셋이서 위압감을 조성하듯 담배를 꼬나물고 서 있었다.'“실실 웃으면 다야? 당신 갚아야 할 돈이 얼만 줄이나 알아? 자그마치 천이백이라고. 천이백! 당신 일산 하우스에도 빚이 있다면서. 빨리 여기 돈 먼저 갚으란 말이야.”'사실 이 세계에서 천이백만 원 정도야 얘들 껌값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디 갚아야 하는 이들에게도 그런가. 주머니를 탈탈 털고 거꾸로 매달아 속옷까지 뒤집어도 일 원 한 장 나오지 않을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돈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에게 기어코 돈을 받아내고야 마는 것이 눈앞의 험악한 인상의 사내였다.'“켁켁. 이, 이것 좀 놓고. 놓고 이야기합시다.”'“에이, 썅! 돈도 없으면서 여긴 왜 와! 죽고 싶어 환장했어? 그 늙어빠진 장기라도 빼서 팔고 싶어? 엉?!”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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