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롯은 걸음을 멈추었다. 눈앞의 건물에는 〈제퍼슨과 호르비치 합동법률사무소〉라는 현관이 빛을 발하고 있다.'그녀는 다리가 떨렸다. 런던에서라면 눈에 띄지도 않았을 감청색 스커트의 길이가 별안간 거북할 정도로 짧게 느껴진다.'그녀는 소란스러운 주위를 돌아보며 스커트 자락을 매만졌다.'막 여덟 시가 지난 이른 시각이지만, 장이 서는 날이라 이미 노점상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새옷을 장만할 걸 그랬나? 아무리 자격증이 있는 변호사라지만, 새로운 사무실의 하급직으로 출발하는 처지에 걸맞은 옷으로…. 하지만 문제는 그 새옷조차도 지금 그녀에게는 사치에 속한다는 점이다.'〈제퍼슨과 호르비치 합동법률사무소〉'리처드 호르비치와는 이미 인사를 나눈 사이다. 그녀의 면접을 담당했던 장본이기도 한 그는 지방 변호사하면 연상되는 전형적인 이미지에 꼭 맞는 중년의 호인이었다.'그렇지만 제퍼슨으로 말하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