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상큼한 레몬티처럼

= 1장 =
'''''''조금 열려진 창문사이로 아직은 찬 기운이 남아있는 새벽바람이 계속해서 방안으로 들어와 침대위에 잠들어 있는 소빈의 다리를 스치고 지나가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감기가 들법한데도 소빈은 속옷만 입은 채 잠을 자고 있었다. 여자치고는 조금 큰 듯한 170Cm의 키에 속옷만 걸쳐서 그런지 다리가 더 길어보였고, 그 긴 다리사이에는 언제 말았는지, 돌돌만 이불이 끼워져 있었다. 며칠동안의 밤샘작업으로 인해, 소빈의 아름다운 얼굴에는 다크서클이 자리 잡고 있었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그런지 푸석해 보이는 얼굴이었다. 며칠사이에 어떤 고생을 했는지, 얼굴에는 몇 개의 멍과 함께 대일밴드가 붙어 있었다. 그런 멍들도 소빈의 미모엔 힘을 못 쓰는지 몰골이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웠다.'오랜만에 집에 들어와 잠든 지 2시간도 채 안됐는데, 아까부터 지겹도록 울려 되는 핸드폰의 소리 때문에 소빈의 귀엽고 시원스런 이마엔 주름이 잡혀가고 있었다. 이쯤 되면 끊길 것 같기도 한데 소빈의 핸드폰은 주인을 닮았는지, 악바리근성을 자랑이라도 하는지 연신 끈질기게 울어대고 있었다. 결국 잠에 취한 소빈은 긴팔을 자랑이라도 하듯 쭉 뻗어 계속해서 울어대는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누구야!”'[하하하. 안녕하신가? 이 검사!]'“이 검사는 맞는데, 용건 있으면 낮에 해라!”'소빈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상대편의 용건도 듣지 않은 채 전화를 무자비하게 끊어버렸다. 그러고는 잠시 전화를 받기 위해 쳐든 고개를 베개에 파묻고 자려 하는데, 다시 한 번 핸드폰이 울어대기 시작했고, 이제는 지쳤다는 표정을 지으며 파묻으려던 얼굴을 들어 자신의 핸드폰을 무섭게 한번 노려봐주고는 조금은 정신을 차린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이 씹새야! 다시 전화 걸면 죽는다. 전화는 낮에 해!]'이번에도 상대편이 말하기도 전에 전화를 확 끊어버리는 소빈이었다. 분명 말투로 보자면 화를 내는 말투였는데, 어딘지 모르게 낭창함이 긴 듯 톤으로 전화를 받았고, 그런 소빈의 목소리는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소름이 돋는다는 말이 나왔을 성 싶었다. 이젠 안 오겠지란 생각으로 다시 잠을 청하려 하는 소빈의 귀에 다시 한 번 전화벨이 울렸다. 그냥 무시한 채 잠을 청하려 했지만, 상대편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이상 전화벨이 계속해서 울려 될 거 같아서 핸드폰을 확 나가챘다.'“용건!”'[야, 이 시발 년아. 네가 검사면 다야?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네가 날 우습게 보는 건데, 이래봬도 나 아직 안 죽었어. 이년이 정말 나한테 죽고 싶어서 그러나, 왜 전화를 네 맘대로 끊고 지랄이야, 어?]'“그게 용건이냐?”'[뭐? 하,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만, 정말 상종 못할 년이네.]'“그럼 하지 마, 다시 전화하면 전화추적 들어간다.”'[야! 야…….]'남자의 협박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지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다시 끊으려하자, 상대편 남자는 똥줄이 타는지 안절부절못하면서 다시 소빈을 불러댔다. 소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상대편의 남자가 욕을 하든 말든 자신의 전화기 옆에 장착된 노란색 버튼을 눌러버리곤 전화기를 침대위로 집어던져 버렸다. 상대편의 남자는 아예, 핏대를 세워 욕을 해대는지, 꽥꽥거리는 소리가 전화기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화기는 조용해 졌다.'

미리보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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