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만 졸업해봐라 안 참는다.’ ' 하윤은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어언 6개월이 지났건만 상황은 그대로였다. 한마디로 하윤은 여전히 욕구불만의 구렁텅이를 헤매다 못해 점점 잠겨들고 있었다. ' 수하와 처음 만난 게 고2 여름이었다. 그 후 서로 사귀게 되고 고3의 여름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또 다시 여름을 맞이했다. 그러니까 벌써 2년의 세월이 흐른 셈이다. ' 그 긴 시간동안 참느라 얼마나 고생을 했던가. 몸은 이미 성인이라 수하를 볼 때마다 벌떡벌떡 일어서는 그것을 잠재우기 위해 온갖 진땀을 흘리며 속으로 센 숫자가 천문학적인 수치를 넘어섰고, 시시때때로 팔굽혀펴기로 몸을 혹사시켰다. 그러나 그것도 이젠 한계에 이르러 있었다. ' 문제는 자신은 이 모양 이 꼴이건만 여자인 수하는 다른 모양인지 너무도 담담하다는 것이었다. 그런 수하를 어찌 대해야 할지 난감했다. 만약 덮쳤다가 아직 준비가 안 된 수하가 충격을 받아 헤어지자고 말하기라도 하면 그야말로 천지개벽 할 일이 되고 말 것이기에 하윤은 하루하루 피를 말리면서도 섣불리 행동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