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하늘 별 땅 별

하늘의 별이 땅으로 무수히 떨어져 내리는 밤. 으쓱한 바람이 적막한 길모퉁이를 돌아 시린 빛을 늘어트리며 어느 집 대문 앞에 멈춰 섰다. 멈춰 선 것은 바람만이 아니었다. '“아버님 다 왔습니다.”'“오냐.”'머리에 눈이 내린 듯 노인은 백발성성한 모습으로 눈동자에서는 거스를 수 없는 안광이 뿜어져 나왔다.'“정말 그 아이를 손녀 며느리로 삼으셔야 하겠습니까?”'“심청이 팔자라고 하지 않았느냐.”'팔순이 지난 나이에도 노인은 꼬장꼬장하게 대문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정원 안은 헐벗은 나무 때문에 더욱 을씨년스러웠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가 그 아이를 닮은 듯해 마음이 어지러웠다.'“그날 내가 보았다. 부평초처럼 이리저리 몸이 옮겨 다닐 팔자였어. 내가 아니라도 그 아이는 자존심뿐만 아니라, 이 집을 위해서라면 영혼과 몸을 팔수도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어.”'노인은 강경했다.'“그런데도 귀부인 상이라……. 그러니 심청이 팔자지! 심청이가 아버지 눈을 뜨게 하기 위해서 공양미 삼백 석에 뱃사공한테 팔려가지 않았다면, 그 상황에 첩실이나 술집 작부로 가는 것을 마다했겠느냐? 절실해지면 그 모든 것을 마다하지 않는 법.”'“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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