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탁. 탁. 탁.'서영은 어깨에 멘 가방을 다시 한 번 추스르고 텅 빈 복도를 뛰었다. 서영은 모처럼 나온 과외 아르바이트 자리를 놓치기 싫었다. 아니, 절대 놓칠 수 없었다.'모퉁이만 돌면 바로 김국자 교수의 방이다. 서영은 주머니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역시 약속 시간에서 30분이나 지나 있었다.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하면 애써 기회를 얻은 아르바이트 자리가 다른 학생에게로 넘어간다. 서영은 애가 탔다. 아직 등록금의 절반밖에 마련하지 못했는데…….'서영은 더욱 발을 놀리며 복도의 코너를 돌았다. '“아!”'단말마의 외침과 함께 서영은 무언가에 세게 부딪치며 비틀거렸다. 들고 있던 휴대폰이 커다란 굉음을 내며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녀는 코가 찡한 아픔을 맛보아야했다. 코를 잡고 무언가에 세게 부딪친 반동으로 넘어지려는 순간, 그녀의 팔에 강한 힘이 느껴졌다. 너무도 순식간이었다. 그저 어서 모퉁이를 돌아 교수의 방으로 가겠다는 일념에, 앞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그녀가 맞은편의 누군가와 부딪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