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탈을 쓴 곰''''“홍화, 유홍화. 홍화야, 나의 붉은 꽃.”'일현은 쉬지 않고 홍화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녀와 입맞춤을 할 때에도 끊임없이 홍화의 이름을 그녀의 입술 위에서 속삭였다. '그가 부르는 이름은 중독이었다. 그의 입에서 낮게, 쉰 듯한 목소리로 불리는 그녀의 이름은 마치 그녀 자신의 것이 아닌 듯 생소한 느낌을 주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그의 입 모양이 참으로 좋다고 느꼈다. 그녀의 입술 위에서 움직이는 입술이 주는 감정은 특별한 것이었다. '사랑한다는 말보다도 가치 있고, 그녀 스스로 자신의 가치가 높게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란 이름의 마법이었다. 그리고 주문과도 같았다. 홍화는 그가 이름을 부르면 부를수록 그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더 이상은 감당해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러자 일현이 다시 홍화의 귓가에 숨을 불어 넣었다. '눈을 감지 말고 자신을 바라보라고. 자신이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그것은 일종의 서약과도 같은 것이었다. '일현은 자신의 아래에서 반들거리는 윤기를 머금고 바라보는 홍화를 보며 다짐했다. 절대로 서두르지 않겠다고. 하지만 그녀의 향을 느꼈을 때부터 뜨겁게 반응하던 몸은 벌써 통제를 벗어나고 있었다. '일현이 홍화의 손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다가 곧 자신의 입가로 가져다 대었다. 일현의 입술이 가져다주는 뭉클한 감촉에 홍화의 표정이 봄날처럼 풀어졌다. '언제나 절대 0도의 온도를 유지하며 펭귄들을 자신의 조수로 데리고 다닐 것만 같았던 일현이 이렇게나 부드러운 남자인 줄 처음 알아버린 그녀였다. '그의 마음은 태평양보다도 넓어 그녀를 감싸줄 줄 알았으며 그의 사랑은 그녀의 모든 것을 따뜻하게 지켜봐 주었다. '선수들도 들기 힘든 역기 같은 무게를 지니고 있었기에 가벼움이란 절대로 찾아볼 수 없었고, 혹여 외면상 가벼워 보여도 내면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그 모든 것을 깨달아버린 홍화는 이제 다시는 한일현이라는 이름의 늪에서 빠져 나올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여자의 직감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 누가 말했던가. '일현의 입이 다시 홍화의 이름을 조곤조곤 부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손바닥에 와 닿는 감촉에 홍화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일현의 손에 의해 어둠이 찾아 왔건만 남의 것인 마냥 콩콩 울려대는 심장박동과 거칠어지는 숨소리는 그녀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얄미운 그대 '가짜 부부 '사랑은 믿음 '잘못 덮어주기 '착각하지 마, 그러다 다치리라 '도망가기, 시간 갖기 '해결방법은 여유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 '상황이 오해를 만든다 '사랑해요 'Epilogue'작가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