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쯤,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인형의 집에 사는 마론인형처럼, 내가 누리는 공간은 늘 한정되어 있고 그 곡간을 메워가는 나의 성격도 항상 같다. 그래서 일탈을 꿈꾸고 끊임없이 탈출을 모색해 만들어낸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게 되면 그 자유로움에 전율하게 되는지도 모른다.'이 글의 모티브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인기피증까지는 아니지만, 사람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의 여주인공 지영. 그런 지영이 동경하는 성격은 아마도 남주인공 민재의 성격이 아닐까 싶다. '소심한 여주인공의 성격엔, 대학 2학년 당시의 내가 들어가 있다.(물론 나는 지영이처럼 공부를 잘한 것도 아니고, 예쁘지도 않다.) 단짝 친구의 휴학으로 혼자가 돼버린 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난 늘 이어폰을 끼고, 혼자서 밥을 먹고, 도서관을 다녔다. 그건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활이었고, 혼자라는 것에 작은 해방감마저 느꼈었다. 하지만 그건 정말로 잠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