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윤서영이 말이야. 내가 대시 한 번 해볼까?”'“콧대 엄청 세게 보이지 않냐?”'“그래서 한번 꺾어보고 싶단 말이지.”'하드를 우적우적 씹어먹고 있던 석이의 귀에 퍽 반갑지 않은 내용의 대화가 날아들었고 석이는 막대기에 들러붙어 있던 한입크기의 하드를 마저 쭉 빼먹은 후 가볍게 손가락을 퉁겨 저만치 앞에 있는 휴지통에 정확하게 골인시키고 고개를 돌렸다. '서영이에게 대쉬를 하네 어쩌네 하고 떠드는 놈들은 축구부 3학년주장 동화와 골키퍼를 맡고 있는 재혁이었다. '“날마다 바이올린 들고 다니는 그 서영이 말이냐?”'석이의 물음에 동화와 재혁이가 석이를 쳐다봤다. '“어.”'“걔 글렀어.”'석이가 미간에 잔뜩 주름을 잡았다. '“뭐가 글러? 누구 있냐?”'“사귀냐?”'동화와 재혁이가 동시에 물었다. '“여자가 없어서 윤서영이같은 고집불통이냐.”'“걔가 고집불통이야?”'“완전히 꼴통이야. 그거 한번 물었다하면 피 터질 때까지 안 놔준단다. '말꼬리 잡는 데는 도사고 요만큼만 기분에 안 맞으면 곧장 지랄 퍼 대고.”'''석이가 아예 밥맛이라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안보이던데. 조용하잖아.”'재혁이가 못 믿겠다는 얼굴로 말했다. '“조용? 쳇 걔가 조용하면 다른 사람은 다 죽었냐? 누구지? 8반에 어떤 비리비리한 새끼가 서영이 얼굴에 뽕 가서 집적거렸다가 뒤질 뻔 했잖어.”'“어떻게?”'“비위 안 맞춰줬다고 극장인가 어디 가서 사람들 많은데서 퍼질러 울고 개쪽 당했대.”'“정말이야?”'재혁이 놀라며 되물었다. '“그렇게 안 봤는데 엄청 짜증나는 기집애네.”'재혁이는 윤서영이라는 아이에게서 이제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모양이었다. '“게다가 바이올린인지 뭔지 그거 한다고 얼마나 있는 척하고 고급인 척 하는데. 재수 없어.”'석이가 바닥에 침을 퉤 뱉었고 재혁이도 덩달아 찍 하고 이빨 사이로 침을 뱉고는 동화에게 3반에 지연이나 꼬셔보라고 말했다. '“윤서영이가 그렇단 말이지?”'석이가 윤서영이를 아주 되먹지 못한 계집애로 깎아 내렸는데도 동화의 입가에는 할 수 없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뭐야 저 표정 저 새끼 저거 미친 거 아니야?’ '“알았어. 참고하지.”'동화가 일어나자 재혁이도 일어났다. '밤낮없이 운동장에서 뛰고 또 뛰다보니 동화나 재혁이의 얼굴은 아프리카에서 막 상경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골키퍼 재혁이는 뭐 저런 무식하게 생긴 놈이 다 있을까 싶을 만큼 인물은 한마디로 죽상이었다. 하지만 축구 부 주장인 동화는 달랐다. '운동선수이니 키는 말할 것도 없이 훤칠했고 한마디로 성질나게 잘생긴 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