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슬픈 기다림''''검푸른 파도가 그녀의 여린 몸을 집어삼킬 듯이 치솟았다가 발 근처에 와서는 잔잔한 물결로 출렁이고 있었다. 차고 매서운 바닷바람이 그녀의 얼굴을 할퀴고 지나갔다. 바닷바람의 차가운 냉기는 얼어있는 그녀의 피부에 칼로 베는 듯한 아릿한 아픔을 남겼다. 너울거리듯이 머리카락은 각자의 생명체인 듯 사방으로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했다. 검은 정장과 머리카락이 하얀 피부와 대조를 이루면서 묘한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가끔가다 세찬 바람결에 따라 그녀의 가냘픈 몸이 날아갈 듯 휘청거렸다.'작은 점으로만 맴돌던 갈매기가 어느 샌가 그녀의 머리 위를 스쳐지나갔다. 주위를 감싸고 있는 새들의 울음에 도취된 그녀는 갈매기를 잡으려는 듯이 무심코 손을 뻗었다.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갈매기가 되고 싶었다. 그렇지만 그건 희망일 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다. '“은채야!”'낯익은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지만 보이는 건 넓게 펼쳐진 텅 빈 모래사장뿐이었다. 기대감으로 반짝이던 눈동자가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물기로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그의 미소!'뇌리에 문신이 새겨지듯 잊을 수 없는 그의 아름다운 미소가 보고 싶었다. 그녀의 꼭 닫혀져있던 입술이 꼼지락거리면서 움직였지만 소리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 파도소리에 묻힌 듯……. 바람소리에 날아가 버린 듯……. 그녀를 둘러싼 주위가 꽁꽁 얼어버린 듯……. 시간과 공간이 멈춰버렸다. 유혹하듯이 넘실거리는 검푸른 바닷물로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무의식적으로 한걸음 떼었다가 파도에 발이 젖어드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뒷걸음치던 그녀는 그 자리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다. '노을이 지면서 온 누리를 붉게 물들였다. 그녀의 하얀 피부도 붉게 물이 들면서 생기를 가져다주는 듯싶었지만 그 순간도 잠깐일 뿐 그녀의 자그마한 몸이 어둠속에 동화되어버렸다. '바닷가에 오랫동안 홀로 앉아있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다가 다리가 휘청거렸다. 환한 불빛으로 빛나는 펜션을 향하여 본능적으로 걸음을 옮겼다. 펜션에 도착하자 신발을 툭툭 털고 3층으로 올라갔다. 방으로 들어서자 추위로 굳어있던 몸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창가로 다가가 캄캄한 어둠속에 숨어버린 바닷가를 내려다봤다. 파도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때 그녀의 귓가를 파고드는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삐꺼덕거리며 문이 열렸다. 그녀는 뒤돌아보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 서 있었다.'“날씨도 추운데 왜 바깥에 나가? 춥지? 따뜻한 스프 가져왔어. 어서 먹어!”'“고마워.”'나지막하면서도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듯한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못할 목소리가 흘러왔다. '''''2. 그와의 첫 만남'3. 취직은 왜 이리 힘든 걸까?'4. 카페 동업 '5. 그를 사랑하고 싶다.'6. 한 지붕 아래 모인 그들. '7. 그를 향한 그녀의 유혹'8. 우리 동거할까?'9. 그들만의 달콤한 미리 간 밀월여행'10. 갑작스런 그와의 이별과 아픔'11. 슬픔이 교차하는 기다림'12. 또 다른 사랑일까?'13. 엇갈리는 그들의 운명'14. 그와의 인연은 계속되고…….'15. 미화된 추억의 베일이 벗겨지고'16. 불타오르는 복수의 화신'17. 사랑의 전율에 빠지다.'18.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