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연? 나랑 얘기 좀…」''「나한테…. 말 안 하려고 했어? 그랬어?」'욕실 안에서 들려오는 비연의 목소리는 굉장한 떨림을 동반하고 있었다.''「그랬냐고 묻잖아!」'옷을 입은 채로 샤워부스에서 떨어지는 물을 그대로 맞으며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비연의 모습에 채이는 절망의 끝으로 떨어진 기분을 맛봐야 했다.''「왜 이러고 있어?」''「못 가, 절대 못 가」'채이는 그런 비연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빌었다.''「아니면 내가 따라 죽길 바라는 거야?!」''「서비연!」''「가려면 나랑 헤어지고 가. 내 사람이 아닌 채로 가. 당신이 스스로 목숨을 아끼지 않고 가는 거면 훗날 내가 받을 상처 없게 만들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