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으아. 너 죽을래, 이 자식아! 너 한번만 더 걸려오면 소년원 가기 전에 내 손에 먼저 죽는다고 했어, 안 했어?”' “잘못했어요, 누나! 전 정말로 그 녀석들이 도둑질하려는 건지 몰랐어요.”' “아으. 어디 오늘 한번 너 죽고 나 살아보자.”'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누나.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지민은 무릎 꿇은 채 손을 높이 들고 싹싹 비는 기준을 보다가 솟아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근무일지로 책상을 내리쳤다. 미친 듯이 내리치다 근무일지가 너덜너덜 해질 때쯤에야 겨우 정신을 차려 멈췄다.' 발광하는 동안 풀려져 겨우 긴 머리끝에 매달려 있는 머리끈을 아예 빼서 책상 위에 던지고 앞으로 내려온 머리를 쓸어 올리며 고개를 들자 동료들이 미친년을 보듯 쳐다보는 게 보였다.' “뭐예요, 일들이나 해요, 일!”' 지민을 바라보던 고개들이 순식간에 책상 위로 숙여졌다. 여기저기서 [또 시작이군] 이라고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어쩔 건데? 내 승질 더러운데 보태준 거 있어?' 다시 기준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하얗게 사색이 되어 울상을 짓고 있는 얼굴이 보였다.' “야, 이 자식아. 경찰서가 네 집이야? 툭하면 드나들게!”' “잘못했어요, 누나.”' “누가 네 누나야? 난 너 같은 동생 둔 적 없어. 이 자식아.”' “누나. 정말 잘못했어요.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으이구, 그 소리가 벌써 몇 번째야? 따라 나와!”' 기준은 한 시간 동안이나 무릎을 꿇은 채 있느라 저린 다리를 끌고 지민을 따라갔다. 지나갈 때마다 다른 형사들이 살아 돌아오라는 의미로 툭툭 어깨를 쳐주자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강해졌다. 하지만 그래봤자 한 시간도 못 돼서 다시 붙잡혀 올 것을 알기에 참고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지민이 경찰청 지하에 있는 체육관으로 들어가자 농구를 하던 몇몇 동료 형사들이 [또 야?] 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또 면 어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