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셔요! 아이참, 그러다가 늦겠어요.”'다급한 소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왔다.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작은 소녀가 제 뒤를 따르던 소년을 재촉하기 시작하였다. 며칠 전에 들어선 방물장수의 말대로 장터에 큰 장이 열리게 되었고, 그에 이국에서 들어온 상단이며, 이것저것 진귀한 물건들이 길가를 빼곡히 메워 사람들을 반기고 있었다. '달큼한 향내를 따라가니, 물엿을 곳곳에 묻혀 좌판 위에 올려놓은 당과들이 밝게 내리쬐는 햇볕을 받아 이리저리 반짝이고 새 그릇들과 보석장식도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서역에서 들여온 고운 분첩들과 노리개를 늘어놓은 좌판 앞에는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여인들과 소녀들이 두 눈을 말똥말똥 뜨고 그 앞에 서 있었다.'고운 색동 치마 안에 신고 있는 고무신이 닳도록 앞을 향해 내달리는 소녀의 모습에 소년 또한 급히 뛰기 시작하였다.'“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