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 화 ''知己之友 - 태풍(颱風) 2' ''''- 1 -'''밤이다. 비바람은 매섭게 불었다. 정원의 나무가 날아갈 듯 보였다. 가을꽃들로 장식되어 있던 태자전 정원은 비바람에 황폐해져 갔다.'창은 창문을 닫고 아픈 눈을 비비며 의자에 앉았다. 태자가 보낸 전령이 도착한지 꽤 되었다. '태자는 혜림원에 있다. 이유는 무뢰배들에게 목숨을 위협받고 있던 혜림원 의생을 구하려다 금의위 여럿이 다쳤다. 치료 겸 혜림원에 갔더니 미인초와 온갖 영약으로 만든 환약이 완성되었다고 혜림원주가 아뢰었다. 그걸 가지고 오려다 혹여 비에 약이 젖을까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내일 오전에 환궁하겠다. '보고하는 금의위의 말에 창은 태자의 신상에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절대 내색할 수 없었다. 창은 즉시 내일 미인초로 만든 약을 태자가 가지고 온다는 것을 내관과 궁녀를 통해 소문을 냈다. '아직 태자의 부상을 알려서는 안 된다. 이대로 덮어야 한다. 타초경사(打草驚巳)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태자가 건재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소식이 와야함에도 없어 얼마나 노심초사했던가. 혹여 잘못되지나 않았을까? 망극한 일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소식이 올 때까지 심장을 졸여야 했다. '태자가 얼마나 다쳤는지 모른다. 하지만 혜림원에 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혜림원주가 태자를 죽게 두지 않을 것이다. 멀쩡하게 내일 위풍당당하게 들어올 것이다. '창은 일어서 태자의 방을 휘 둘러보고는 밖으로 나왔다. 태자전을 지키고 있던 아래 내관이 인사를 해왔다. 창은 그와 사소한 잡담을 나누고 나왔다. 주랑(走廊)을 걸어도 비바람에 옷이 흠뻑 젖었다. '오랜만에 자신의 거처로 들어왔다. 옷을 벗어 깨끗하고 마른 면포로 젖은 몸을 닦았다. '쉬어야 한다. 그래야 내일 싸울 수 있다. '몸을 닦고 침의를 갈아입었다. 자광석을 덮으니 방은 곧 어둠에 싸였다. 궁녀들이 매일 청소를 하고 이부자리를 정리하는지라 방은 눅눅하지 않았다. 침상에 가서 누워 이불을 목끝까지 올렸다.''''''제 23 화 - 내객(來客)''제 24 화 - 봉천제(奉天祭)''제 25 화 - 숙주(肅州)''제 26 화 - 서신(書信) ''제 27 화 - 출전(出戰)''제 28 화 - 여정(旅程)''外傳(외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