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영국의 탐사대는 모래언덕 너머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둔황(敦煌)을 출발했다. '그들은 실크로드의 서역남로였던 타클라마칸사막 남쪽으로 나침반을 맞추고 말과 낙타에 올랐다. 둔황에서 남쪽으로 향할수록 땅은 거칠어졌다. 이따금 바람이 불 때면 연기에 휩싸이듯 자욱한 먼지 속을 걸어야 했다. '작열하는 한낮의 태양에 머리가 어지러웠다.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사막 길 밍사산(鳴沙山)에 당도했다. '모래가 바람에 휘날리며 소리 내어 울고 있었다. 밍사산이라는 그 이름처럼. '손으로 만지면 감촉이 없을 정도로 가늘고 보드라운 모래가 뿌연 연기처럼 휘날렸다. '타림분지 동쪽, 고비사막 남서쪽에 있는 감숙성의 돈황에서 동남쪽으로 50리쯤 떨어진 곳에 명사산은 길게 자리 잡고 있었다. 북경에서 꼭 만 리에 이르는 명사산은 사막과 오아시스를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곳이었다. 실크로드를 가자면 거치지 않고는 갈 수 없는 곳이었다. '쉬지 않고 움직이던 낙타와 말들이 지쳐 쓰러졌다. '탐사대의 사람들도 지쳐 있었다. '[힘을 내! 곧 오아시스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