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헉헉. 진우야, 미치겠다. 진우야, 제발, 아아.”'“오빠, 사랑해. 혜성 오빠, 아아.”'호텔의 침대위에서 젊은 두 남녀가 본능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해, 열심히 젊은 육체를 서로에게 의지하며 불태우고 있다. 젊은 여자는 사랑의 행위를 하는 사이에 계속, 그 남자를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인다. 그녀위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있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한 감정에만 빠져있는 모습이다. '그녀는 그의 약간 검은 듯하다 피부에 갸름한 얼굴을 본다. 얼굴중앙에는 마치 큰 산줄기처럼 크고 굵은 코가 길게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벌려진 두툼한 입술을 본다. '‘오늘은 이제 다르겠지. 당연하지, 오늘은 오빠가 편지를 보내와서 만나는 것인데. 군대 가기 전에 마지막 만나는 우리의 만남인데, 오빠가 나를 보고 싶어 해서 만나는 것인데. 이 밤이 지나도 이제 바로 가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여자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봐서 이제 절정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진우야, 된다. 다 됐어, 이제. 진우야, 진우야. 아악!”'여자의 두 다리를 자신의 큰 손으로 허리에 걸치고 마지막 행위에 힘을 쏟던 그는, 그녀의 작은 몸 위로 푹 쓰러졌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그의 등이 위로 향하고, 그렇게 한참을 그는 여자의 몸을 덮고 있다. 그러더니 옆으로 누워서 가쁜 숨을 쉬다가 일어난다.'“나, 씻고 올게.”'그가 열기와 땀을 씻기 위해 욕실로 갔다. 그녀는 여느 때와 같이 남자가 남긴 흔적을 닦고 일어났다. 헝클어진 침대시트를 바르게 펴고 손바닥으로 탁탁 두드려 주름을 없앴다. 그리고는 베개에 묻어있는 혜성의 머리카락을 모두 줍는다. 그것을 휴지통에 버리고 와서 정리를 하고 있으려니 그가 샤워를 하고 나온다.'“진우야, 이리와.”'남자는 여자를 끌어당겨 자기품안에 가두고 팔베개를 한다. 눈을 감고 얼굴에 아무 표정 없이 말을 한다.'“진우 너, 머리카락 같은 거 이제 줍지 마. 그런다고 우리가 여기 온 사실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야. 여기 직원들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오는지 모를 것 같아? 어리석은 짓 하지 마, 촌스럽게. 그러니까 내가 꺼벙이라고 하지.” '그 말을 하고 남자는 입을 꾹 다물어 버린다. 그녀는 그 말에 아랑곳 않고 손가락으로 그의 눈썹부터 시작해서 눈과 코, 그리고 입술 선을 따라 그린다. 마치 손가락에 눈이 붙어있는 듯이, 손으로 그의 얼굴곳곳을 만진다. 그녀의 표정에는 자기 앞에 있는 남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묻어있다. 그를 보고 있는 것 자체가 큰 기쁨임이 역력히 드러난다.'“오빠, 잘 거야?” '“그래, 피곤하다. 이제 자자.”'“벌써? 오빠, 우리이야기 좀 하다가 자자.”'“무슨 이야기! 할 말 없어.”'남자의 그 말에 그녀는 단박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여자의 표정이 변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그가 고개를 돌리고 눈을 뜨더니 여자에게 말한다. '“그렇게 놀랄 것 없어. 네가 할 말 있으면 하면 되잖아.”'퉁명스런 남자의 말에 애써 기운을 차린 그녀는 그에게 묻는다.'“오빠, 군대 며칟날 가는데?” '“며칠 안 있으면 가.”'“내가 편지하고 면회 갈게, 연락 해줘야 돼?”'남자는 아무런 말이 없다. 여자는 그의 대답을 듣기로 했는지 재차 말한다.'“오빠, 대답해줘.”'“알았어. 이제 자고 내일 이야기하자.”'여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금세 얼굴에 화색이 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