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NBA 황제 08권
검은머리 NBA 황제 08권
검은머리 NBA 황제
08
메이킹S
검은머리 NBA 황제 08권
차례
Chapter 01. 2021 컨퍼런스 파이널 - 2
Chapter 02. 열광하는 세계
Chapter 03. 파이널 장외대전
Chapter 04. 최종준비
Chapter 05. 탐색
Chapter 06. 폭풍 속의 고요
Chapter 07. 바뀐 분위기
Chapter 08. 파이널 4차전
Chapter 09. 악재
Chapter 10. 단두대 매치
Chapter 11. 우승
Chapter 12. 또 다른 지배자의 등장
Chapter 13. GOAT
검은머리 NBA 황제 08권
Chapter 01. 2021 컨퍼런스 파이널 - 2
2021.07.03.
PHX 아레나
피닉스 선즈의 라커룸은 평소와 공기가 달랐다.
‘왜 폴이 말이 없지?’
‘몰라. 근데 말이 없는 폴도 좋네.’
‘근데 맨날 폴 잔소리 들어서 그런가? 오늘 아무런 말도 없으니 … 이상해.’
‘눈을 감고 뭔 생각 중이지?’
…
피닉스 선즈의 메인 볼 핸들러이자 팀의 리더인 크리스 폴이 아무런 말이 없자, 다른 피닉스의 선수들은 모두 눈치만 보고 있었다. 평소에 폴의 잔소리에 익숙했지만, 이 정도로 침묵을 지키는 모습은 처음이었고, 폴이 제대로 화를 내는 것을 본 적이 없던 선즈 팀원들은 긴장감에 가만히 있었다.
화가 났을 거라는 피닉스 선수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크리스 폴은 속으로 계속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
‘오늘 6차전 경기에서 나는 팀원들을 확실히 이끌고 갈 거며, 샌안토니오 선수 중 셰이는 스위칭에 약하며 미드레인지 진입만 막으면 어느 정도 다 된 거며, 돌트의 경우 직접 드리블을 통한 돌파는 못 하고 코너 3점만 유의하면 되며, 수비에서 잘하지만, 손을 많이 쓰니 최대한 심판에게 항의하는 방식으로 간다. 더불어 애런 고든의 경우 재 크라우더가 막는 상황에서는 내버려 두지만 미칼이라면 뒤에서 공을 긁는 방식으로 귀찮게 하고, 도리안이라면 코너 3점 아니면 신경을 쓰지 않는다. 갈리날리의 경우 이전보다 스피드가 느려졌기에 크게 공간을 주지만 않으면 되며, 나즈의 경우 크라우더한테 맡기며, 현우의 경우 … 음 에이튼이 최대한 몸으로 밀어붙이고 더블팀을 가지 않고 패스 길을 끊는 방식으로 간다.
부커의 경우 지금 허벅지가 좀 불편하기에 초반의 상태를 본 이후에 패스의 빈도를 결정하고, 미칼과 재의 경우 1쿼터에 3점 슛감을 확인해서 최대한 공간을 넓게 쓸 수 있는지 체크한다. 벤치에서는 토니 크레이그와 카메론 페인이 얼만큼 활약할 수 있는지를 체크하고, 그게 되지 않는다면 좀 더 뛸 수 있음을 고려해서 1쿼터부터 완전히 달리는 플레이는 최대한 삼간다. ……………’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당했던 장면들과 그에 맞춰 대응하는 본인과 팀원들의 모습을 일일이 머릿속에 그리며 코트 위 모든 사항을 일일이 체크하는 크리스 폴.
그 옆에서 데빈 부커는 핸드폰으로 자신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고 있었다.
‘그래 내가 이런 놈이지.’
70득점을 한 보스턴과의 경기 영상을 보면서 자신감을 쌓는 데빈 부커.
그 옆에서는 데빈 부커와 똑같이 영상을 보고 있는 디안드레 에이튼이 있었다.
‘내가 MVP도 막을 수 있는데, 너무 쫄았던 거야.’
현우 상대로 자신이 활약한 부분만 보면서, ‘도미넌트’한 자신의 재능에 취하고 있는 에이튼.
그렇게 피닉스 선즈의 선수들이 모두 다 자신들의 방식으로 경기 전 각오를 마음속에 세우고 있을 때, 피닉스의 감독인 몬티 윌리엄스또한 결심을 굳히고 있었다.
띠링-
2005년 샌안토니오 스퍼스에서 코치 인턴으로 지낼 때 받은 우승 반지를 감독실의 책상에 올려놓는 몬티.
“이제 새로운 거 하나 채울 때가 됐지.”
피닉스 선즈의 일원들은 다양하게 자신들의 방법대로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한편.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선수들 또한 모두 마음을 다지고 있을 때, 다리를 떨면서 긴장을 제대로 풀고 있지 못하는 선수가 하나 있었다.
“이번에 안 되면 또 하면 되지.”
- 돌트, 지금 좋게 생각할 수가 없어.
“무슨 말이야.”
- 지금 샌안토니오가 루키 신분인 선수들이 많잖아. 네가 같이 갈 수 있는 선수임을 안 보여준다면 언제든 대체가 될 수 있어.
“…”
어젯밤, 돌트는 자신의 에이전트인 조 스미스와 연락을 하면서 두려움을 느꼈다.
컨퍼러스 파이널에서 자기 모습이 좋을 때랑 안 좋을 때가 있었는데, 에이전트의 말을 듣자 확실히 느껴졌다.
조금이라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언드래프티인 자신을 뽑아준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못 남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커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백코트에서 수비는 내가 최고잖아.”
- 그건 인정. 그런데 단순히 팀에서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는 걸로는 안 돼. 네가 에이스 스토퍼로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해. 아니면 공격에서 좀 더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든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수비가 필요하다.’를 항상 명심하고 지내왔던 돌트는
콰아아앙!
트럭에 부딪힌 것만 같았다.
즈루 할리데이, 토니 앨런과 같은 수비 전문 선수들의 경우 우승을 노리는 팀들에서 엄청난 주목을 받는데, 현실적으로 자신은 그 정도가 아니라는 사실이 체감되기 시작했다.
공격이라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것도 아니기에 돌트로서는 불안했다.
- 지금 샌안토니오는 앞으로 픽도 많아서, 선수를 기용해 보고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지 내보낼 수가 있어.
“그래도 스퍼스는 가족-”
- NBA는 비즈니스야 돌트.
에이전트의 말은 시리도록 차가웠지만, 정답이었다. NBA는 비즈니스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지금 샌안토니오에서 트레이드가 불가인 선수라고 한다면 현우뿐이었다.
나머지는 언제든 트레이드가 될 수 있었고, 이 사실이 돌트의 마음속을 헤집고 다녔다.
기사들도 일부러 피했고, 주변 사람들의 연락들도 피하면서 최대한 정신을 부여잡았지만, 슬슬 힘들었다.
더 이상 무엇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과 함께, 자괴감이 몰려올 무렵.
딱-
어깨에 누군가의 손길이 닿았고, 보니까 현우였다.
“오늘 믿고 좀 맡길게.”
“폴을?”
“당연하지. 너밖에 없다고. 폴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말이야.”
‘그건 아니야. 즈루나 다른 수비 잘하는 애들은 막겠지.’
반박하고 싶은 생각이 머리에 스친 돌트.
“그러다 못 빼앗으면?”
“다시 하면 되지.”
대책이라고는 말하기 힘든, 터무니없는 말이었다.
“안 되면 나한테 맡기든가.”
편하게 해주는 말임에도, 이미 돌트는 여러 번 이미 말을 들었기에 효과가 일절 없었다.
그저 곧 시작될 경기에서 실수하지 않게 해달라고 신에게 빌었다.
잠시 후.
[ 루겐츠 돌트와 붙는 크리스 폴입니다! ]
“오 내 밥이 왔네.”
평소라면 욕하거나 피식 웃었겠지만, 돌트는 그럴 수가 없었다.
이번 시리즈 내내 자신에게 고생을 안겨준 크리스 폴의 말에, 몸이 굳어가고 있었다.
쿵-
그러다 느껴지는 충격.
옆에 보니 에이튼이었다.
“똑바로 안 해 돌트!”
현우의 창과 같은 말에, 몸이 더욱 굳어갔고 결국 크리스 폴이 미드레인지 슛을 쏘기 위해 올라가는 것을 바라만 봤다.
[ 깔끔한 점퍼입니다! ]
[ 6차전에도 돌트를 상대로 효과적으로 뚫어내는 모습을 보이는 크리스 폴입니다. ]
[ 세미파이널 때에 돌트는 자신의 몫을 확실히 해줬는데, 컨퍼런스 파이널에서는 크리스 폴을 상대로 아쉬운 모습을 계속 보이네요. ]
[ 이럴 바에는 데릭 화이트의 기용 시간을 늘리는 게 좀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
“애런!”
코너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현우와 애런 고든의 투맨 게임을 보는 돌트.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자신 또한 공격의 정중앙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보고 싶으면서도, 차마 중앙으로 향하지는 못했다.
팀에서 자신이 공격에서 맡은 것은 코너에서 3점을 꽂아주는 것이고,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은 수비였으니까.
철썩-
애런 고든이 올린 랍패스를 받은 현우가 에이튼을 제치고 찍은 덩크 소리와 함께 백코트하는 돌트.
“지연시켜!”
크리스 폴의 패스를 받은 데빈 부커가 공을 잡고 달리는 상황에서 돌트는 최대한 밀착하며 돌트를 왼쪽 사이드라인 쪽으로 밀어냈다.
“스위치!”
셰이의 말을 듣자, 스위치하면서 크리스 폴에게 향하는 돌트.
“아싸 내 밥이 걸어서 내게 왔네~”
대놓고 놀리는 말에, 분노와 짜증, 그러나 두려움이 더 커지자, 몸은 또 다시 굳고
타앙-!
근처에서 들리는 공의 소리에 패스 길을 파악하려 했으나 보이지 않았고
쾅!
“그거야 크리스!”
“저 애송이 새끼 다리로 미쳤어!”
“우리의 MVP!”
“MVP! MVP! MVP! MVP! MVP! MVP! MVP!”
피닉스 선즈의 팬들의 외침에 자신이 완벽히 당했음을 느꼈고.
삐이익-!
교체 당했다.
벤치에 앉아서 보는 것은 고역이었다.
철썩-
철썩-
철썩-
마치 음악 BGM처럼 들어가는 피닉스의 미드레인지는 돌트의 고막을 때리고 있었다.
“2쿼터에 들어간다.”
“…네.”
“돌트, 실수해도 좋으니까 시키는 대로만 해.”
“알겠습니다.”
포포비치 감독님부터 코치진들이 전부 자신을 달래고 있음을 느꼈지만, 손끝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평소 같지 않게 흐렸다.
시작된 2쿼터.
탁-
[ 아 돌트 선수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흘립니다! ]
[ 피닉스 선즈의 공격으로 시작됩니다! ]
“고마워 돌트! 고마워 돌트! 고마워 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