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7권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7권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7
이끼용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7권
차례
Chapter 01.
Chapter 02.
Chapter 03.
Chapter 04.
Chapter 05.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7권
Chapter 01.
“내가 가진 스킬이 헬포드가 준 것보다 훨씬 뛰어나거든.”
“그럴 리가 없어! 네 특성 덕분이겠지!”
“100 연속 히든 클리어를 꽁으로 한 줄 알아?”
김대한이 오른팔을 뻗었다.
그루드의 화신으로 강화된 주먹에는 산도 밀어버릴 힘이 담겨 있었다.
쿠우웅!
벽에 구멍이 뻥 뚫렸다.
자오창이 관저의 후원을 나뒹굴었다.
거력에 납작해진 가슴이 빠르게 회복됐다.
“쿨럭!”
자오창이 피를 토했다.
검붉은 피에 내장 조각이 섞여 있었다.
망가진 가슴은 도로 멀쩡해졌지만, 워 타이탄의 힘으로 인한 충격마저 모조리 해소하지는 못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힘을……?”
자오창의 불신은 한층 더 깊어졌다.
육체를 강화하려면 크기도 커져야 하는 게 그에게는 상식이었다.
거인처럼 강해지려면 그만큼 커야했고 타이탄처럼 강해지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김대한은 아무리 봐도 본인보다 1m는 작았다.
강화된 헬포드의 야성으로 얻은 힘을 이길 만한 구석이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김대한의 특성인 올 스킬 플레이어가 스킬 부작용도 없앤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은 까닭이었다.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사방에서 얼음 가시가 쏟아졌다.
가만히 맞아주기만 하면 위협적인 공격.
자오창이 급히 앞으로 도약했다.
그를 기다리는 건 김대한의 주먹이었다.
쩌엉!
콧등을 맞은 자오창이 뒤로 날아갔다.
그의 등이 돌길을 파헤치면서 긴 고랑을 만들었다.
박살 난 두개골을 재생한 자오창이 벌떡 일어났다.
“이 노오옴! 감히 소국인이!”
자오창이 짐승처럼 달려가 팔을 마구 휘둘렀다.
지구의 100레벨 플레이어라도 온 힘을 다해 상대해야 하지만.
김대한은 손가락 하나로 막는 여유를 선보였다.
퍼엉! 퍼엉! 퍼엉!
그사이 자오창의 등은 또다시 얼음 가시로 뒤덮였다.
“크아아아!”
뭇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만들 포효.
김대한과 신루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오창을 두들겼다.
자오창의 몸은 부서졌다가 재생되길 반복했다.
온 바닥이 자오창에게서 나온 피로 물들었다.
사라진 팔을 10번째 재생한 뒤 자오창은 여유를 되찾았다.
“날 죽이지 못하는구나! 핵폭발만 믿고 다른 공격 스킬에 투자를 전혀 하지 않았어!”
김대한이 치명타를 날리지 않자 일어난 착각.
작정한다면 자오창을 100번 죽이고도 남을 시간이었으나 김대한의 목적은 조금 달랐다.
아이븐의 성채 위에 있는 신루나.
그녀는 독기를 줄기줄기 흘리면서 프로스트 밤을 쏘고 있었다.
자오창을 죽이는 몫은 그녀에게 양보할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자오창의 몸을 두들기는 거고.
콰앙!
김대한의 펀치에 자오창의 어깨가 날아갔다.
아까보다는 확연히 느려진 재생력.
프로스트 밤에서 터져 나온 가시도 아까보다 확연히 깊게 박혔다.
몸이 전체적으로 약해졌다는 증거였다.
김대한은 자오창을 부수고 또 부쉈다.
어느 순간 회복 속도가 급격히 느려졌다.
몸에 박힌 얼음 가시가 신체 내부 압력에 밀려 나오지도 않았다.
“죽어! 죽어! 죽어어!”
눈이 돌아간 신루나가 프로스트 밤을 난사했다.
‘속도를 줄이다니?’
프로스트 밤의 기본 스킬은 프로스트 볼트는 정말 빠른 스킬이었다.
시전하는 플레이어 본인도 제어하기 힘들고 굳이 할 필요도 없었다.
속도가 장점인 스킬이었으니까.
신루나도 프로스트 볼트를 프로스트 밤이라는 연계 스킬이 최대한 빨리 상대에게 도달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지금은 각 프로스트 볼트의 속도를 조절했다.
먼저 쏜 것은 느리게, 나중에 쏜 것은 빠르게.
게다가 한 번에 하나만 쏘는 게 아니라 여럿을 동시에 발사했다.
그러자 프로스트 볼트가 자오창을 뒤덮었다.
근거리에서 막대한 데미지를 줄 수 있는 아이스 밤이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얼음 화살이 그의 모든 방향을 빼곡하게 뒤덮은 것이었다.
“죽어어어어!”
모든 프로스트 볼트가 터졌다.
수많은 얼음 가시가 자오창을 향해 쏘아졌다.
후드드드드드드득.
얼음 가시가 빈틈없이 자오창의 몸에 박혔다.
“그때…… 살려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자오창의 동공에 생기가 사라졌다.
얼음 가시로 몸이 고정돼 쓰러지지도 않고 그 상태 그대로 고정됐다.
털썩.
주저 앉은 건 신루나였다.
방금의 공격으로 체력, 마나, 정신력이 전부 고갈됐다.
생글생글 웃는 게 어울리는 눈은 자오창을 통해 과거를 보고 있었다.
어머니의 죽음과 복수가 사무쳤던 나날들.
날이 선 기억들은 자오창의 비명과 피로 씻겨 내려갔고, 뿌듯한 후련함과 시원함이 남았다.
“좋아요?”
신루나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전생에 죽음 동기화 저주가 걸린 중국 플레이어들을 수없이 쓰러뜨린 배틀리그가 끝난 다음 보여줬던 그 얼굴이었다.
“그렇게 좋아요?”
“길드장님도 저랑 비슷한 얼굴인데요.”
“저도 당연히 좋죠.”
김대한이 신루나를 부축하고 관저로 들어갔다.
힘이 빠져 축 늘어진 상태로도 그녀의 걸음은 경쾌했다.
내부의 전투도 끝나 있었다.
상하이 전투단의 플레이어들이 장원을 중심으로 우리엘의 축복 범위 안에 앉아 있었다.
“죽이셨군요. 고맙습니다.”
장원이 일어나 인사했다.
“고생하셨습니다. 뒤는 잘 부탁드립니다.”
“맡겨만 주시죠. 약속대로 하겠습니다.”
“그럼.”
김대한이 신루나와 같이 한국으로 이동했다.
장원은 뚫린 벽으로 나갔다.
그의 눈에 얼음 가시로 고정된 자오창의 시체가 들어왔다.
주름진 입가에 미소가 깃들었다.
“그러게 왜 내 가족을 건드린 건가. 이렇게 끝날 것을.”
서걱.
장원이 자오창의 목을 잘랐다.
얼음 가시가 숭숭 박힌 머리가 바닥에 툭 떨어졌다.
* * *
김대한은 신루나를 소피아에게 맡기고 기자 회견장으로 돌아갔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중국에 다녀오신 겁니까?”
“무엇을 부쉈습니까?”
“자금성은 멀쩡한가요?”
“자오창이 죽었다는 소문이 도는데 직접 하신 겁니까?”
김대한이 손을 들자 다들 입을 다물었다.
“중국에 다녀온 건 맞습니다. 부수고 온 것도 맞습니다. 무엇을 부쉈는지는 차차 알게 될 겁니다.”
“왜 밝히지 못하는 겁니까?”
“놀랄 분들이 많아서요. 중국에서 발표할 겁니다.”
기자들이 웅성거렸다.
핸드폰으로 중국 연락책에 전화하기도 했으나 의미 있는 소득은 없었다.
그래도 중난하이에서 큰 전투가 일어났다는 것으로 어느 정도 짐작은 가능했다.
“설마 주석을 죽인 건가?”
“그러면 무조건 전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