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5권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5권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5
이끼용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5권
차례
Chapter 01.
Chapter 02.
Chapter 03.
Chapter 04.
Chapter 05.
회귀자에게 핵폭발은 애국이다 05권
Chapter 01.
김대한의 배틀리그는 전 세계가 주목했다.
몇 달 전만 해도 김대한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플레이어였다.
외국인은 그를 그저 신기한 사람, 배틀리그를 재밌게 만드는 사람으로만 여겼다.
그랬던 것이 60층 종족 무제한 배틀리그로 달라졌다.
사람들은 이제 인간이 배틀리그에서 얼마나 허약한 종족인지 알았다.
지구 인간은 그 인간 중에서도 유별나게 약하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마니소르 오크와의 종족전은 충격적이었다.
오크가 무엇인가.
잡몹, 언제나 주인공에게 쓸려나가는 악역이었다.
그런데 마니소르 오크는 전혀 달랐다.
기라성 같은 플레이어들이 쓸려나갔다.
지구 최고의 피지컬을 가진 알렉세이는 마니소르 오크 대족장에게 꼼짝도 하지 못했다.
김대한이 없었다면 무조건 패배했을 터.
인간이야말로 오크만도 못한, 배틀리그의 잡몹이었다.
그래서 김대한이 종족 무제한 배틀리그에 들어가자 국적 가리지 않고 그를 응원했다.
그때 그는 대한민국 대표가 아니라 지구 대표였다.
수많은 이의 응원은 보답받았다.
김대한이 인종차별주의자에게 그랬듯 인간을 무시하는 종족은 전부 뚝배기를 깨버렸다.
그때의 시원함이란!
김대한을 막 나가는 외국인 정도로만 여기던 사람들도 그에게 매료돼 팬이 됐다.
그 결과 새벽인데도 자지 않고 배틀리그 채널을 틀었다.
아침부터 맥주 하나 들고 TV 앞에 앉았다.
그들이 원하는 건 하나였다.
저번처럼 시원하게 다른 종족의 머리를 깨주길.
김대한의 배틀리그에 관심 가지는 건 지구만이 아니었다.
그에게 된통 당한 아베도 엘프, 마푸아 마족도 김대한이 배틀리그에 들어가기만을 기다렸다.
“반드시 설욕하겠다. 인간 따위는 벌레보다 못하다는 걸 알려주지.”
아베도 엘프의 스타 플레이어 드라시아스가 이를 갈았다.
“놈을 탈락시키면 느렉 님께서 기뻐하시겠지.”
마푸아 마족의 스타 플레이어 아베이나도 김대한을 노렸다.
둘 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70레벨 플레이어를 모아 데려갔다.
만에 하나 자신들이 지더라도 그들이 김대한의 클리어를 방해할 것이었다.
인간을 상대로 치졸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상관없었다.
드라시아스는 분노가 골수까지 차 있었고 아베이나는 느렉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배틀리그에 도전합니다.]
[모드 ― 데스매치]
마침 배틀리그 방식도 한 플레이어 탈락시키기 좋은 데스매치였다.
드라시아스와 아베이나가 눈에 불을 켜고 김대한을 찾아다녔다.
그 시각 김대한은 메시지를 읽고 있었다.
[히든 퀘스트 발생!]
[숲의 주인을 처치하세요!]
[보상 : 그루드의 시험 진입]
‘숲의 주인 처치…… 일단 숲의 주인부터 꺼내야겠네.’
김대한이 있는 곳은 할란 숲이었다.
한러전 서바이벌이 벌어졌던 그 맵이었다.
‘숲의 주인을 나오게 하려면 일단 제단으로 가야지.’
숲의 주인을 꺼내는 방법은 간단했다.
할란 숲의 제단에서 플레이어를 죽여 제물로 바치면 알아서 튀어나왔다.
콰직.
김대한이 느렉의 회영창으로 나무줄기를 잘랐다.
나무가 쓰러졌고 나이테가 드러났다.
‘이쪽이네.’
제단으로 가는 방향을 알아내는 방법은 간단했다.
나무를 잘라서 나이테가 넓은 방향으로만 가면 끝이었다.
할란 숲의 나무가 워낙 크고 단단해서 그것만으로도 웬만한 플레이어는 불가능한 일이긴 했다.
김대한이 빠르게 달려갔다.
높게 솟은 나무가 뒤로 휙휙 밀려났다.
종족 무제한 배틀리그에서 제단으로 가는 건 위험한 짓이었다.
숲의 주인을 소환해 더 큰 보상을 바라는 플레이어가 몰려들 테니까.
그래도 김대한은 멈추지 않았다.
이것도 못 하면 히든 클리어할 생각은 접어야 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 오크가 튀어나왔다.
불쾌한 눈빛으로 김대한을 슥 보고는 말했다.
“인간.”
그냥 인간을 부른 거지만, 비하의 의미가 가득 담긴 게 분명했다.
김대한은 느렉의 회영창을 던졌다.
푹.
오크 컷.
그다음은 엘프였다.
“인간 따위가 여길 기어들어 오다니.”
푹.
못생긴 귀쟁이 컷.
“작은 놈아! 비켜라!”
김대한의 뒤에서 달려오는 거인.
도끼로 나무를 찍는 게 제단으로 가는 게 분명했다.
푹.
뇌까지 근육인 종족 컷.
“연약한 살덩이!”
드래고니안이 우연히 마주치자마자 떠들었다.
푹.
도마뱀 컷.
“버러지.”
나무 사이를 날아가는 천족이 김대한을 깔보며 말했다.
푹.
나방 컷.
“땅바닥이나 기어 다니는…….”
마족이 대뜸 지껄였다.
푹.
파리 컷.
플레이어들은 김대한을 보면 일단 덤벼들었다.
종족 무제한 배틀리그에서는 당연한 일이었다.
가장 약한 인간은 언제든지 부담 없이 죽일 수 있는 적이었다.
제단은 금방 도착했다.
말이 제단이지 넓은 공터에 돌이 깔린 게 다였다.
거긴 이미 난장판이었다.
10명이 넘는 플레이어끼리 싸우고 있는데 한 플레이어가 눈에 띄었다.
4m짜리 청동 거인 같은 형상의 타이탄이었다.
‘타이탄도 들어왔네.’
타이탄의 전투는 압도적이었다.
오크, 엘프는 주먹질 한 번에 쓰러졌다.
거인, 드래고니안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타이탄을 잡으려면 천족, 마족 정도는 있어야 했다.
“인간? 허약한 종족이 왜 여기 있는 거지?”
“너 정도는 이길 수 있어서.”
“인간 따위가 입만 살았구나.”
타이탄이 땅을 박찼다.
땅과 거의 평행하게 돌진해서 공성추가 날아드는 것 같았다.
김대한은 아래에서 위로 타이탄을 차올렸다.
쩌어엉!
타이탄이 공중으로 솟구쳤다.
얼굴에응 당황이 가득했다.
인간이 자신의 속도에 반응한 것도 놀라운데 인간의 발에 닿은 부분이 깨져있었다.
타이탄에 가까운 엄청난 힘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콰르릉!
느렉의 회영창이 노란 고리를 남기며 나아갔다.
퓨리 오브 썬더의 에너지로 가속한 창은 그대로 타이탄의 머리를 꿰뚫었다.
사르르.
타이탄의 거체가 가루가 돼 사라졌다.
‘나하고 싸우려면 워 타이탄은 돼야지.’
김대한이 느렉의 회영창을 소환하고 정면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