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의 아버지 기웅이 꼬마였던 시절, 어리둥절한 일화 덕분에 생겨난 기막힌 이름이다. 물론 다른 이들은 어떤 식으로 이름을 지었는지 모르지만 그 추억 덕분에 그녀의 이름은 나라의 국화인 무궁화가 되었다. 참 지독하게 촌티 나는 작명 솜씨 이긴 하지만 이미 호적에 그렇게 올라가 버린 것을 어찌하며,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주변인들에게 ‘무궁화’라는 이름으로 불렸으니 이제 와서 용트림 해봐야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짓이라는 것도 잘 안다. 그렇다고 개명을 할 마음도 없다. 애착이나 애정 이런 것을 떠나서 아버지가 주신 선물이니까 그냥 평생 가지고 갈 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