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6권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6권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6
대왕풍선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6권
차례
Chapter 01.
Chapter 02.
Chapter 03.
Chapter 04.
Chapter 05.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6권
Chapter 01.
알피에르는 현진호보다 훨씬 더 이전부터 아텔리아 행성에 대하여 알고 있었다. 해당 국가로 이동하는 히든게이트가 전 세계적으로 극히 일부 분포해있고, 그것들은 대부분 프라임서클 해외지부 일원들의 통제하에 있기 때문이었다.
당연하게도 다른 행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한 뒤에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자료조사였다. 사람을 쓰고, 아티팩트를 활용하고 그 외에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정보를 수집했다.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행성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지는 못했다. 본인이 나고자란 지구에서조차 국가만 달라져도 내부 사정을 알기 어려운데 다른 행성의 정보 수집 난이도는 말할 필요도 없었으니.
‘수집한 정보 중에 드워프와 관련된 게 있어서 다행이다.’
알피에르는 진심으로 자신이 현진호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뻐했다. 옆에서 현진호를 꽤나 봐온 결과 도움을 주면 그만큼 확실히 보답하는 성격이었으니까. 강자들은 언제든 내뱉은 말을 바꾸고 자신에게 유리한 대로 왜곡시킨다. 하지만 현지호는 그런 게 없었다. 동료들에게 벌어진 일은 자신의 일처럼 생각했고, 대우했다. 그렇기에 믿을 수 있고 무언가를 주는 것에 아쉬움이 없었다.
알피에르는 드워프 왕국의 번화가 쪽을 걷다가 골목으로 이동하며 이야기했다.
“거의 다 왔습니다.”
골목길 내부에는 껄렁껄렁해 보이는 드워프 몇 명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위아래로 현진호를 훑어보며 말했다.
“인간이 왜 여길 왔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옆에 있던 뚱뚱한 남자 드워프가 속삭였다.
“형님, 저 인간 드워프 기사단장을 구해준 인간입니다.”
“뭐? 그게 저 사람이라고?”
“아까 전에 왕궁으로 들어가는 것을 제가 직접 봤습니다. 그리고 애초에 그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대놓고 못 돌아다니지 않겠습니까? 기사들이 곧장 내쫓을 텐데.”
“….”
그 둘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윽고 형님이라 불리던 드워프가 이야기했다.
“여기가 어딘 줄 알고 온 거야?”
시비를 거는 말투는 아니었기에 현진호는 질문에 그대로 대답했다.
“인첸트 관련 장인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제대로 왔네 그럼.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고도 여길 찾아왔다는 건 스승님이 만드는 물건이 필요하다는 거겠지. 미리 말하지만 우리 스승님은 종에 대한 차별이 없는 사람이야. 하지만 예의 없는 건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지. 그것만 알아둬. 아… 그리고 하나 더. 돈이나 힘으로 뭐든 해결하려 하는 사람도 혐오하신다.”
현진호는 신중하게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보를 줘서 고맙다.”
“그래. 들어가서는 존댓말하고.”
“그러도록 하지.”
드워프 사내 두 명은 길을 비켰고, 현진호와 알피에르는 골목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그곳에서 다소 투박해보이는 문이 발견되었다.
장인이면 분명히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일 텐데, 외관만 보더라도 돈 많은 사람이 지내는 곳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굳이 따지자면 공방이 아닌 집 같았다.
? 똑똑똑!
현진호가 문을 가볍게 두들기자 안에서는 까랑까랑한 소리가 들어왔다.
“뭘 문을 두들기고 그러냐! 그냥 들어와라!”
알피에르는 머쓱하게 웃으며 현진호를 향해 이야기했다.
“저희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성격은 거칠지만 좋은 분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일단 들어가시죠.”
? 끼이익….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자 공방 내부는 생각보다 쾌적했다. 검, 활, 방패, 그 외에도 무전이 가능한 아티팩트 같은 것들도 나열되어 있었다.
내부에 있던 중년의 사내는 의자에 앉아 턱을 괸 채 이야기했다. 앞에는 그의 이름으로 추정되는 몰딘이라는 명패가 있었다.
“원하는 게 있으면 골라봐. 품질 하나만큼은 최상이라고 자부하니까.”
“물건을 구매하러 온 것은 아닙니다. 혹시 인첸트를 할 수 있겠습니까?”
중년의 드워프 사내 몰딘은 현진호를 뚫어져라 노려보더니 질문했다.
“인첸트? 어디에 하려고?”
현진호가 곧장 허리춤에 있는 폭식의 검을 꺼내자 몰딘이 째려보듯 물건을 한참동안 노려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이미 충분히 위험한 물건인데 거기에 인첸트까지 하겠다고? 도대체 뭔 짓을 하려고? 절대로 안 된다.”
옆에서 지켜보던 알피에르가 다급히 이야기 했다.
“저… 이야기를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이분은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전투를 할 때도 항상 동료를 위한….”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아나? 나는 지금 처음 봤는데. 아무튼 절대로 안 되니 인첸트를 요청할 거면 돌아가라.”
몰딘의 단호한 태도에 알피에르가 마른침을 삼켰다. 현진호에게 어떻게 해서든 도움이 되고자 했던 자신의 계획이 어그러지게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정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강제로 인첸트를 하게 만들어야 되겠다고.
“거절하지 마시고 한 번만 더 생각을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알피에르가 의미심장하게 이야기하자 현진호는 그를 제지했다.
“그만해라.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인첸트는 받지 않겠습니다.”
“흠… 그렇게 쉽게 포기할 줄은 몰랐건만. 뭐 구구절절한 사연 같은 건 안 늘어놓는 건가?”
“그렇게 한다면 인첸트를 해주실 겁니까?”
“당연히 아니지!”
“그럴 것 같아서. 그냥 안 했습니다.”
몰딘은 뭐 이런 사람이 있나 싶은 표정으로 현진호를 바라봤다. 그러자 현진호는 가게 주변을 살피며 질문했다.
“무기는 구매해도 됩니까?”
“뭐, 그건 마음대로 해라. 어차피 팔려고 놔둔 거니까.”
이런저런 무기들을 살펴보던 현진호는 가격표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질문했다.
“여기 있는 무기들의 가격은 얼마입니까?”
“우리 공방은 원래 가격표 같은 거 없어. 사고 싶은 녀석이 원하는 만큼 돈을 내는 거지.”
“얼마를, 어떻게 지불하던 상관없습니까?”
“그래. 하지만 알아둬라. 가격은 딱 한 번만 제안할 수 있고 그 제안이 마음에 안 들면 나는 안 팔 거니까. 그리고 명심해라. 꼭 네가 쓸 것을 구매해야 된다.”
현진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물건들을 둘러봤다. 얼핏 보기에도 전부 다 최상급이라 표현할 수 있는 것들. 자본만 충분히 가져왔다면 통째로 구매해 한국으로 가져가 동료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가격은 한 번만 제안할 수 있고, 그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물건을 팔지 않는다라….’
현진호는 몰딘이 한 이야기를 곰곰히 생각했다. 도대체 어떤 의도를 지니고 이런 말을 내뱉는 것일까.
물건을 팔건 말건 그건 별로 중요해보이지 않았다. 인첸트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지만, 인첸트도 무기가 더 강해지면 위험해질 것이라는 이유로 거부했다.
‘또, 공방도 깔끔하지만 생각보다 노후된 것을 보니 돈에 욕심이 없는 사람 같고.’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런 사람이 가격에 이런 장난질을 쳐놨다는 것은, 어쩌면 떠보기 위한 용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돈을 적게 낸다면 가치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으려는 파렴치한으로 보일 것이고, 너무 많이 제안한다면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는 권위주의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그 중간에 있는 적정값.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제일 중요한 일이었다. 현진호는 무기를 하나씩 살펴보고 자신에게 정말 필요해보이는 것을 골랐다.
“지팡이?”
몰딘이 질문하자 현진호는 동그랗게 생긴 마력구체가 박혀있는 지팡이를 손에 쥔 채 이야기했다.
“예, 이걸 구매하고 싶습니다.”
“인첸트는 검에 해주길 원하더니 왜 무기는 뜬금없이 지팡이를?”
“검은 이미 하나 있는 것으로 충분하고, 마력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것을 골랐습니다.”
“그 지팡이가 마력을 보조해준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 설명도 안 해줬는데 대충 능력을 아나보네? 어떻게?”
당연히 간파를 사용해 정보를 확인한 것이었다. 현진호는 굳이 거짓말할 필요 없이 어느 정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눈으로 보면, 보입니다.”
몰딘은 흥미롭다는 듯이 설명했다.
“지팡이는 여러 종류가 있다. 마력, 마기, 때로는 마법을 증폭시켜주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마법 자체가 탑재되어 있기도 하지. 하지만 모두 동등한 것은 그것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혹은 직접 사용해보기 전에는 제대로 효과를 알 수 없다는 것이야. 알을 깨지도 않고 내부에 뭐가 들어있는지는 모르는 법이지. 물론 타고난 감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네처럼 한 번에 알아볼 수도 있겠지만.”
몰딘은 아까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루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호기심이 생긴 듯, 탁자 밑에 있던 단검 하나를 꺼냈다.
“이건 어떻게 보이나? 쓸만한 물건처럼 보이나?”
현진호는 곧장 간파로 정보를 확인했다.
[이름: 저주받은 단검]
[설명: 고위등급의 저주에 걸린 단검입니다. 사용자는 이 단검으로 생명체를 죽일수록 저주가 심화되어 검에 잠식됩니다.]
“날카로움이나 성능 자체는 훌륭하나 저주가 걸려있군요. 오래 쓰면 사용자가 미쳐버릴 테니 쓸만한 물건이냐 묻는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호오…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지? 이건 감정 특성으로도 확인할 수 없는 종류의 아티팩트인데? 그보다 더 높은 등급의 특성을 지닌 겐가?”
“그 부분은 대답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아까 전 말씀드린 것은 거짓이 아닙니다. 눈으로 보면, 보입니다.”
“아주 흥미롭구만. 그렇다면 공방 내에 있는 무기들에 대해서도 이미 다 파악을 끝내고, 그중에 제일 필요한 것을 가져온 건가?”
“그렇습니다.”
“엄청난 화력을 지닌 무기도 있고, 반대로 상당히 뛰어난 방어막을 생성해주는 반지도 있는데.”
“제게는 필요하지 않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동료들에게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에 구매를 고민했지만 아까 전 꼭 제가 쓸 것만 가져오라 하셨으니까요. 이 공방에서 제가 쓸만한 것은 이 지팡이 하나였습니다.”
“그건 좀 자존심이 상하는데?”
현진호는 오해라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제 능력을 조금 보여드려도 되겠습니까?”
“좋지. 다만 내가 만든 무기들이 필요 없다 할 정도로 대단한 능력이어야 할 것이라네. 나는 허풍을 떠는 자들을 싫어하니까.”
그말을 듣고 현진호는 속으로 웃었다. 명백하게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대화가 흘러가고 있었으니. 몰딘은 지금 모든 것을 흥미롭게 여기고 있었고 이 관심이 끊기지 않게 계속해서 화두를 던져주기만 하면 된다.
현진호는 한 손에 조그맣게 화염구를 피어올렸다. 이윽고 그곳에 흑염을 둘렀다. 검은색 불꽃이 순식간에 주변 공기를 일그러뜨리기 시작하자 몰딘은 경악하며 이야기했다.
“이건… 도대체….”
몰딘은 멍한 표정으로 현진호의 흑염을 바라봤다. 오랜 시간 무기와 아티팩트를 다루고, 마법과 여러 속성을 부여하는 인첸트까지 해온 장인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눈앞에서 보이는 이 조그마한 불꽃은 자신이 지금껏 만들어왔던 그 어떤 아티팩트나 무기 따위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포스러운 힘을 지녔다고.
닿으면 탈 것이고, 저항하려 해도 녹아내릴 것이다.
“훌륭한 능력이지만… 이 정도 크기로는 실용성이….”
몰딘이 이야기 하자 현진호는 화염구를 거대하게 키우고 그곳에 다시금 흑염을 더욱 넓은 범위로 퍼뜨렸다.
현진호는 몰딘을 바라보며 질문했다.
“이 정도면, 실용성이 충분하지 않습니까?”
* * *
당연하게도 몰딘은 반박하지 못했다.
그는 확신했다. 공방 내에 있는 어떤 아티팩트와 무기를 사용해도 저 불꽃을 꺼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전과는 다르게 자세를 똑바로 잡고 아주 흥미로운 표정으로 몰딘이 현진호의 흑염을 보던 그 순간.
? 파앗!
현진호는 그 불길을 꺼버렸다. 몰딘은 그제야 자신이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세를 고쳐앉은 뒤 헛기침을 했다.
“어떻습니까?”
“뭘 묻는 것이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이 정도의 힘을 다를 수 있으면 다른 공격 무기는 필요가 없겠지. 인정한다.”
몰딘은 뒤이어 질문했다.
“그렇다면 자가 방어막을 지닌 아티팩트들은 왜 쓸모가 없다는 것이지?”
“그것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어떤 무기든 좋으니 제게 공격해보십시오.”
현진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그러자 몰딘은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뭐하는 건가? 방어마법도, 마법진도 준비를 안 하고 그 상태로 있을 건가?”
“이미 준비가 끝난 겁니다.”
현진호는 3초 이상 발을 움직이지 않았기에 불가침 사용 조건이 충족되었고 곧바로 시전했다. 다만 몰딘의 눈에는 아무것도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였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정말로? 그냥 맨몸으로 받아내겠다는 심산인 것 같은데 그러다가 큰일날 것이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거짓이 아니라 정말로 이미 방어 특성이 시전되어 있습니다.”
몰딘은 긴가민가하는 표정으로 현진호의 주변을 살피더니 이윽고 뒤편으로 이동해 거대한 레이저포같이 생긴 아티팩트를 꺼내왔다.
“미리 저장해둔 마력을 응축하여, 한 번에 폭발시키는 장치일세. 저장해놓은 마력양이 상당해서 웬만한 기사단 소속 마법사도 위력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수준이지. 이걸로 자네를 공격할 건데. 정말로 괜찮겠나?”
“편하게 하십시오.”
“허세를 부리는 것이라면 정말 큰일 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