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4권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4권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4
대왕풍선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4권
차례
Chapter 01.
Chapter 02.
Chapter 03.
Chapter 04.
Chapter 05.
이혼후 SSS급 즉사기를 각성했다 04권
Chapter 01.
현진호의 말에 경비는 성큼성큼 다가와 말없이 곧장 주먹을 휘둘렀다. 현진호는 주먹을 피하는 동시에, 녀석의 팔을 지그시 눌러 그대로 꺾어버렸다.
“아아아아아아악!”
엄청난 비명소리가 장내에 가득했고, 현진호는 그를 땅에 내버려둔 채로 윗층을 향해 올라갔다.
뒤에서 따라오던 백지철이 보안 카드를 현진호에게 건넸다.
“방금 전 보안요원이 가지고 있던 내부 보안키입니다. 이걸 인식시켜야 내부를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고맙다.”
현진호는 키를 받아들고 내부로 이동했다. 일단 입구에 있는 거대한 문 옆에 키를 가져다대자 묵직한 투명 벽이 양옆으로 이동하며 그대로 열렸다.
이윽고 내부로 들어가 조금 걷다 보니 곧바로 엘리베이터 나왔다. 엘리베이터는 그냥은 작동하지 않았지만, 키를 가져다대니 문제없이 정상작동 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에 순식간에 이동하자, 수십 명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있었다.
“비켜라.”
현진호의 말에도, 약탈자들 수십 명은 위협적으로 자신이 들고 있는 아티팩트를 현진호에게 겨누며 자리를 비키지 않았다.
그때였다.
“길을 터줘라.”
약탈자 길드 연합 의정부 지부장 문영석이 이야기하자 홍해가 갈라지듯 약탈자들이 양옆으로 길을 비켰다.
문영석은 현진호에게 이야기했다.
“1층에서 경비원과 싸운 걸 봤다. 움직임이 훌륭하던데?”
“평가하고 있을 때가 아닐 텐데.”
“그렇게 급하게 굴지 마. 어차피 내부로 들어온 것도 모자라 여기 꼭대기층까지 온 이상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건 아무도 없어. 그러니까 안심해 너랑 나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죽는다는 말이니까.”
문영석은 여유롭게 와인을 들이켰고, 현진호는 그 모습을 보며 질문했다.
“네가 약탈자 연합 의정부 지부장인가?”
“그렇다.”
이번에는 반대로 문영석이 질문했다.
“왜 나를 찾아왔지?”
현진호는 깊게 눌러쓴 후드를 벗으며 이야기했다.
“경고를 하기 위해서다. 각성자 협회를 노리고 있는 모양인데, 그쯤 해둬라. 선을 넘기 시작하면 나도 너희를 가만히 두지 않을 테니까.”
“이봐, 말은 똑바로 해야지.”
문영석은 현진호의 얼굴을 보고도 놀라지 않고 오히려 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먼저 일을 벌인 건 우리가 아니라 너야. 우리는 그냥 얌전히 원래 하던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다고. 그런데 각성자 마이너리그 때 태준선을 방해한 걸 시작으로, 그 새끼를 감옥에 가둔 것도 모자라, 심지어 우리 약탈자 연합의 수장을 건드리고, 그 이후엔 약탈자들과의 전쟁이니 뭐니 떠들어대며 공격해댔잖아?”
문영석은 짜증 난다는 듯이 덧붙였다.
“어디 모자라나? 그렇게 들쑤시고 다니면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 못 했어?”
현진호는 그 말을 듣고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막으려 하는 이들이 있었지만 오러를 방출해서 일제히 날려버렸다.
현진호는 문영석의 바로 앞까지 다가가 이야기했다.
“그럼, 앞으로도 나와 내 주변을 건드리겠다는 소리인가?”
“알면서 그래? 나는 권한이 없어. 지부장이라 해봐야 우리 수장이 시키는 대로 하는 거라고. 그러게 왜 그랬어. 그렇게 신경 쓸 거면 건드리지 말지.”
현진호는 문영석의 목을 손으로 잡으려 했지만, 파지직! 소리와 함께 그의 몸에 결계 같은 게 펼쳐졌다.
“안 되지. 내가 바보도 아니고 태세를 갖추지 않았을 것 같아? 우리도 나름대로 네가 날뛰는 걸 대비하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이 결계 아티팩트는 그중 아주 극히 일부지.”
이윽고 문영석은 품속에 있던 조그마한 피리를 꺼내더니 그것을 불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내부에 있던 약탈자들의 눈이 시뻘겋게 변하기 시작했다. 마치 좀비라도 되는 듯이.
“죽여.”
문영석이 명령하자 좀비로 변해버린 약탈자들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곧장 현진호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콰드드득!
현진호의 주먹이 그대로 복부에 적중해 뼈가 부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좀비들은 그저 몸뚱아리를 들이밀며 현진호를 공격할 뿐이었다. 그 광경을 보며 문영석은 이야기했다.
“저 새끼들은 이제 괴물이야. 뼈 한두 개 부러뜨린다고 억억거리는 병신들과는 다르다 이거지. 그거 알아? 이제 저 새끼들은 온몸이 찢어지고 박살 나도 공격하는 괴물들이야.”
“괴물이면, 잡아먹어줘야지.”
현진호는 폭식의 검을 꺼낸 뒤, 그것을 빠르게 휘둘러댔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좀비 한 마리가 검에 잡아먹혔다.
“뭐야… 씨발….”
문영석이 당황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아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탁근열과 백지철이 문영석에게 돌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콰드드드득!
탁근열, 백지철이 쏘아낸 화염, 바람 마법이 문영석의 결계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무의미한 행동은 아니었다. 문영석이 결계에 마나를 집중하느라 도주나 다른 것을 할 수 없게 되었으니.
쩌억!
그 와중에도 현진호가 지닌 폭식의 검은 좀비로 변한 약탈자들을 하나씩, 하나씩 집어삼켰다. 그렇게 30번을 넘게 집어삼킨 뒤에야 장내는 조용해졌다.
내부에는 피도, 시체도,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텅 빈 공간만 존재할 뿐이었다.
콰득…콰드드득….
현진호는 앞을 확인했다. 여전히 백지철, 탁근열이 특성을 시전해 문영석의 결계에 피해를 주고 있었다.
“수고했다. 이제 나와라.”
현진호가 이야기하자 백지철과 문영석은 아쉬움 없이 곧장 뒤로 물러섰다.
문영석은 현진호를 향해 발악했다.
“이 결계는 못 뚫는다. 이걸 만드느라 몇 명의 생명력이 소비됐는지 알아? 10명도 넘게 죽여서 그 기운으로 만들어 낸 게 이 결계다. 아무리 네가 SSS급 각성자라도….”
쩌억!
현진호의 폭식의 검이 결계를 향해 아가리를 벌리자 콰창! 하는 소리와 함께 문영석의 결계가 그대로 박살 나버렸다. 마치 강화유리가 깨질 때처럼 결계는 산산이 박살 나 소멸했다.
“….”
문영석은 그제야 공포에 질린 눈으로 현진호를 바라봤다.
“살려….”
목숨을 구걸하려 했지만 현진호는 애초에 여기 있는 그 어떤 누구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쩌억!
폭식의 검이 입을 벌렸고, 문영석 또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약탈자 길드 연합, 의정부 지부에 있던 핵심 인물들이 전부 죽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폭식의 검에 의해서 소멸되었다.
“가자.”
현진호는 당당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문으로 걸어나갔다.
* * *
약탈자 길드 연합 본부.
권재우가 천장을 바라보며 말없이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부하들이 안절부절 못하며 이야기 했다.
“저…저…수장님 보고해야될 사안이….”
권재우의 목이 천천히 자신의 부하를 향해 이동했다. 그러자 부하들은 심장이 멎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보고라… 그래 이야기해 봐라.”
“저희 연합… 의정부 지부장과 그 부하들이 현진호에게 단체로 당했습니다.”
“당했다는 게 무슨 의미야. 잡혀갔다고? 아니면 전부 뒤졌다고?”
“전원 사망한 것 같습니다… 시체는 없지만 생명 반응이 감지되지 않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권재우는 미친 사람처럼 폭소하기 시작했다. 권재우가 웃고 있었지만 주변에 있던 부하들은 한 명도 웃음을 짓지 못했다.
5분 정도를 쉼 없이 웃고 난 뒤에야 눈물까지 흘리면서 권재우는 자신의 호흡을 갈무리했다.
“왜 다들 웃지 않는 거지? 나만 재미있나? 고작 각성자 한 명 따위한테 우리가 10년을 넘게 쌓아올린 것들이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박살 나고 있는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웃기지 않냐는 말이다.”
“죄송…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느끼나?”
권재우의 질문에 부하가 고개를 끄덕이자, 곧바로 그의 목을 자르며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죽음으로 속죄해라. 이제 너를 용서하마.”
이윽고 권재우는 주변에 있던 부하들과도 눈을 마주쳤다. 부하들은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지만 권재우를 피하기는 무리였다.
“어딜 가? 내가 모두의 죄를 용서해주마.”
“아…아……아아아아악!”
권재우의 방 안에서 수십 명의 비명이 들려왔고, 어느덧 그 비명은 점차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쾅!
권재우는 온몸에 피칠갑을 한 채, 넓은 방 안에서 나왔다. 그러자 검을 든 여인이 이야기했다.
“또 부하들을 죽이셨습니까? 저희들에게는 지금 병력이 하나라도 더 필요합니다. 무의미한 살육은 줄이시고 냉정해지셔야만 합니다.”
“박채예 선 넘지 마라. 아니면 너도 죽여버릴 테니까.”
“마음대로 하십시오. 제가 죽는 순간부터 연합 내부 모든 시스템은 마비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현진호만 더 날뛰게 만드는 꼴이 되겠죠.”
“이 새끼가….”
권재우는 박채예의 목을 손에 쥐었지만, 그것을 움켜쥐지는 못한 채 손만 바들바들 떨어댔다.
박채예는 권재우를 내려다보며 이야기했다.
“죽이지 않을 것이라면 팔을 거두시죠.”
“너는 죽음이 두렵지 않나?”
“두렵겠습니까? 가족도 없고, 지인도 없고, 소중한 사람도 없는데. 저는 늘 혼자 살아왔고 앞으로도 혼자 살아갈 것입니다. 제 죽음에 슬퍼할 이도, 제가 누군가의 죽음에 슬퍼할 일도 없는데 죽는 것이 어찌 두려울 수 있겠습니까. 저에게 죽음은 그저 삶의 끝입니다. 두려워 해야 될 일이 아니죠.”
“내가 당장 여기서 널 죽여도 그렇게 생각할 건가?”
“비루한 삶이 조금 일찍 끝났을 뿐. 그 이상의 가치가 있겠습니까?”
권재우는 진절머리 난다는 듯이 박채예를 보며 이야기했다.
“너를 보고 있으면 불쾌하고, 기분이 더럽다.”
“그래도 일은 잘하니까, 저를 내치치 못하시는 것 아닙니까?”
“입 닥치고, 방이나 가서 치워라.”
권재우는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는 박채예를 지켜보고 있더니, 문득 질문했다.
“현진호… 어떻게 해야 될까? 각성자 협회 측에 스파이를 심고, 그 외에도 여론전을 하려고 시도했는데 놈이 그걸 다 알아차려버린 것 같다. 그에 대한 보복으로 PPZQ 클럽과 약탈자 연합 의정부 지부를 습격한 것 같고.”
“그게 뭐가 문제입니까?”
“가만히 있자니 놈의 보복에 굴하는 것 같아서 울화가 치밀어 오르고, 그렇다고 해서 더 강한 보복을 하자니 그놈이 내게 찾아올까 봐 두렵다.”
“그러면 굴복하십시오.”
“뭐라고 했냐?”
“굴복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시대가 흐르며 강자는 변하기 마련입니다. 당신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하고 권력이 뛰어나던 때가 있었던 것처럼, 이제는 시대가 변했을 뿐입니다.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 있다면 현진호는 지금 대한민국의 새로운 중심이 되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아니, 이미 새로운 중심이 되었습니다.”
“….”
“각성자 협회장을 비롯하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신문사들의 회장도 그의 편에 서 있습니다. 행신동 사람들을 비롯하여 경기도 사람들도 그의 행보를 보고 그를 따르며,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그가 힘이 강하기 때문에? 아닙니다. 그는 저희들에게는 없는 것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뭐지.”
“명분입니다. 그의 모든 행동에는 명분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명분에 이끌리는 것이고요.”
“굴복하고 싶지 않다. 내가 굴복하는 순간 녀석은 날 죽이려 들테니까.”
“당신은 현진호가 당신을 죽일까 봐 두려워하는 게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권력이 축소될까 봐, 앞으로는 원하는 대로 살아가지 못할까 봐 그것이 두려운 것이지.”
“….”
권재우는 조용히 생각에 잠겨있자, 박채예는 이야기했다.
“이대로 가면 결국 저희는 모두 파멸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