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기흑기사의 맹세

미류는 언제나 겨울이 싫었다. 서늘한 한기가 몸을 감싸면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는 것 같아서. 그녀가 만약 열대지방으로 이민을 간다면 그건 오로지 겨울이 싫다는 단 한 가지 이유 때문일 것이다.'날씨는 하루 종일 눈이라도 내릴 것처럼 싸한 냄새를 풍기며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호텔 창밖으로 보이는 겨울 풍경이 너무 황량해 보여서 그녀는 차마 그 속으로 끼어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차를 한잔 더 시켜 마실까 망설이는데 누군가 맞은편에 앉았다.'“아직 여기 있었네. 볼 일 다 안 끝났어?”'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미류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사촌뻘 되는 현식이다. 그가 얼마 전부터 호텔 예식부에서 일한다는 걸 생각했어야 하는데.'“이제 그만 갈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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