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막 발을 내딛던 희수의 몸이 멈칫했다. 그녀의 눈에 우두커니 서 있는 남자가 들어 왔던 것이다. '‘오!’'남자의 얼굴을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우러나오려 했다. 하지만 참았다.'남자를 보고 감탄사를 내뱉는 일은 잘생긴 남자를 볼 때마다 입맛을 다시는 단짝친구인 상미에게 어울리는 일이지 남자의 외모에 대해 무덤덤해서 늘 별종이라든지 늦된다든지 하는 소리를 듣는 희수가 보일 반응은 아니었다. 희수는 잘생긴 연예인을 보고 혹한 적도 없고 학창시절 인기 많은 선생님을 연모한 적도 없을뿐더러 아무리 잘생긴 남자라도 그에게서 잘 생긴 곳을 찾기 보다는 트집거리를 먼저 찾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이 날까지 사랑은커녕 남들 다 하는 짝사랑조차 해보지 못했다. 그러니 남자를 보고 감탄사를 내뱉은 것은 그녀에겐 지구의 자전이 멈추는 것만큼이나 있을 수 없는 일에 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