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정말 날씨 한번 기똥차게 좋다!”'옆에 서 있는 윤희의 말에 나는 말없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아, 오늘도 정말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봄날이로구나! 김영랑은 봄을 찬란하고도 슬프다고 표현을 했다. 하지만 나에겐 있어서 찬란해서 슬프다는 말은 결코 나올 수 없는 표현법인 것 같다. 왜? 어째서? 이렇게 황공하옵게도 파아란 하늘과 눈부실 정도의 빛을 찬란하게 내뿜고 있는 태양 아래서 온 몸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는 것을 반어법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왜 온 몸으로 행복을 느끼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넌지시 일러줘야겠다. 사랑하는 님이 생겼기 때문에 행복한 봄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새 희망과 새 각오로 시작하는 봄날 그이가 있어서 총 천연색으로 알록달록한 빛을 내뿜는 아름다운 봄날에 나는 걷고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만 봄을 맞이한 것은 아니었다. 캠퍼스 내에는 봄의 여왕이라고도 불릴 정도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는 벚꽃이 활짝 펴 나의 코끝을 간질이고 있던 것. 그리고 가는 길목마다 개나리나 철쭉 등이 피어 화려한 모습으로 내 눈을 즐겁게 만들고 있었다. 으레 이런 봄날에는 캠퍼스 어딜 가도 학생이 많기 마련이었다. 잔디밭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동아리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농구를 하는 사람도, 그리고 나와 윤희처럼 점심을 먹는 사람들도 보였다.'우리는 매점에서 김밥과 바나나 우유를 사고는 벚꽃 나무 아래에 앉아 굶주린 배를 김밥으로 채우고 있는 중이었다.'“편안하게 앉아서 맛있는 김밥을 먹으며 봄의 파아란 하늘을 보고 있노라니 이곳이야말로 무릉도원이 아닌가 싶소!”'뜬금 없는 윤희의 말투에 나는 깔깔거리며 웃다가 먹고 있던 김밥을 밖으로 뱉어내야만 했다.'“진짜 더티하게 노네.”'“콜록콜록, 네가 갑자기 이상한 말투하니까 그렇지!”'“넌 친구라는 애가 분위기도 못 맞추니? 너무 좋잖아. 다음 강의만 없으면 여기서 퍼져있고 싶어.”'퍼져있고 싶다라……. 윤희다운 발언이었다. 하지만 그 말에 동조해서는 안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