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창고를 얻었다 05권
EX급 창고를 얻었다 05권
EX급 창고를 얻었다
05
한손검
EX급 창고를 얻었다 05권
차례
Chapter 01. 초청 - 2
Chapter 02. 빛과 어둠
Chapter 03. 대주교
Chapter 04. 이변
Chapter 05. 침공
Chapter 06. 소수정예
Chapter 07. 대재앙 - 1
EX급 창고를 얻었다 05권
Chapter 01. 초청 - 2
바빴던 하루가 지나가고.
쏟아지는 햇살에 열린 눈꺼풀.
벽에 걸린 디지털시계가 오전 열 시를 가리킨다.
대충 여덟 시간 넘게 잔 건가.
침대에서 일어나 방을 나오자,
“일어나셨어요?”
말을 거는 가사도우미 여사님.
“좋은 아침입니다.”
마주 보면서 인사를 건넸다.
어머니께서 고생하시지 않도록 믿을 만한 업체를 통해 고용한 전문 가정부, 가사도우미.
경력이 삼십 년을 넘고.
한 번도 문제를 일으킨 적 없는 데다가, 평가도 매우 좋아서 바로 고용했다.
급여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당연히 돈 걱정은 하지 않았다.
급여가 많고 적음은 안 중요하다.
중요한 건 어머니의 편의니까.
어머니께 매달 많은 용돈을 드리고, 카드도 드렸으며, 경호원들도 배치해 드렸지만.
청소와 빨래, 요리, 설거지 등.
모든 집안일을 직접 하셨다.
내가 도우려고 했지만.
어머니께서는 막무가내셨다.
자식이 가족 부양하느라 고생하는데, 집안일까지 시킬 수 없다는 이유.
때문에 집안일에는 손도 못 댔고.
끝내 가사도우미를 고용했다.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기 전.
역시나 우리 어머니께서는 "평생 집안일을 해와서, 가사도우미 없어도 혼자서 잘할 수 있어."라며 거절하셨지만.
막상 여사님을 고용한 이후,
잘 고용했다고 칭찬하셨다.
집안일이 편해진 것도 큰 장점이지만, 가장 큰 장점은 또래의 말동무가 생겼다는 점.
그래서 친구분들과 해외여행을 가실 당시, 가사도우미 여사님도 데려가려고 하셨다.
물론 이건 여사님이 사양했다.
우정 여행을 방해할 수 없고.
집에 내가 남아 있으니까.
이래 봬도 자취를 오래 했다.
저는 신경 쓰지 말고 다녀오시라고 했는데, 계약에 소홀히 할 수 없다며 남으셨다.
상당히 프로페셔널한 태도에,
‘평가가 좋은 이유가 있구나.’
속으로 감탄했다.
이렇게 된 거.
오래 일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급여를 더 많이 드리기로 했다.
성훈과 성훈의 어머니가 만족한 것처럼, 가사도우미도 업무에 만족했다.
재벌이나 살 법한 펜트하우스.
근무 환경이 매우 훌륭하다.
게다가 급여는 상당히 많은데,
고용주의 간섭은 거의 없는 편.
가사도우미로 일한 삼십 년 중.
가장 좋은 근무지를 뽑으라고 하면 단연 이곳이다.
그녀도 마음 같아서는 이 집에서 오래 근무하고 싶었다.
“푹 주무셨나 보네요, 도련님.”
“예, 잠이 잘 와서.”
“다행이에요.”
나를 바라보며 빙긋 웃는 여사님.
사장님으로 불러달라고 했는데.
도련님이라는 호칭을 습관처럼 사용하시길래, 그냥 여사님 편한 호칭으로 불러달라고 했다.
이후에 굳어진 호칭이 도련님.
어머니는 사모님으로 부른다.
아침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듣던 호칭인데.
우리 집에서 듣게 될 줄이야.
그런 생각을 하며 시선을 내리자, 여사님의 손에 쥐어진 청소도구가 보인다.
“청소하고 계셨나 보군요. 아침부터 고생하십니다.”
“전혀요. 이게 제 일이니까요. 그나저나 배고프시겠네요. 마침, 도련님께서 좋아하는 미역국이랑 소고기를 준비해 뒀어요.”
“오, 맛있겠네요.”
“지금 바로 차려 드리겠…….”
“아뇨, 괜찮습니다.”
괜히 방해할 수는 없지.
“집안일 하시느라 바쁘실 텐데, 제가 직접 차려 먹겠습니다.”
“하나도 안 바빠요. 도련님 식사 차려 드릴 여유 정도는 있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정말로 괜찮습니다. 그냥 간단히 먹을 생각이니, 하던 일 마저 하셔도 됩니다.”
여사님을 만류한 뒤.
계단을 밟고 일 층으로 내려왔다.
깨끗하게 청소된 일 층.
평소에는 어머니의 아침 인사가 들려올 타이밍이지만, 현재 친구분들과 함께 해외에 계신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씻은 다음.
핸드폰에 온 알림을 확인했다.
[(999+) @김성훈 ]
내 이름을 태그하는 친구들.
어플을 누르고 톡방을 열었더니,
[…….]
[ 정창우 : ㅇㅇ 지금 와 있음 ]
[ 인준영 : 어? 숫자 1 사라졌네 ]
[ 안석훈 : 김성훈 일어났냐? ]
[ 정창우 : 살아 있으면 대답 좀 ]
친구들이 보낸 톡이 쌓여 있다.
[ 김성훈 : 미안. 늦잠 잤다. ]
내 대답에,
[ 인준영 : 이게 갓수의 삶인가? 부럽다……. ]
[ 안석훈 : 나도 퇴사하고 싶다. ]
[ 정창우 : ㄹㅇ……. ]
격한 반응이 터져 나온다.
직장인인 친구들의 입장에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다.
로또 같은 수단으로 큰돈을 벌고.
회사를 때려치운 다음, 자기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하면서 사는 삶.
모든 직장인이 바라는 꿈인데.
그 꿈을 내가 이뤘으니까.
[ 김성훈 : 퇴사하고 싶으면 언제든 말해. 내가 월급 챙겨 줄 테니까. ]
진심을 담아서 보낸 톡에,
[ 인준영 : 걍 해본 말임. ]
[ 안석훈 : 애초에 성훈, 우리는 네 성공에 무임 승차할 생각 없다. ]
[ 정창우 : 나도 그럼. 병원비 빌려준 걸로 우려먹을 생각 절대 없음. ]
[ 인준영 : 우리는 끽해봐야 몇천 빌려줬는데, 넌 우리한테 몇억 원짜리 슈퍼카 사줬잖아. ]
[ 안석훈 : ㄹㅇㅋㅋ ]
[ 정창우 : 그건 맞지. ]
녀석들의 답장이 돌아왔다.
나부터 신경 써주는 친구들.
룬월드를 시작하기 전에는 내 인생이 불운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은 거 같다.
이런 친구들을 만났으니까.
* * *
녀석들이 보낸 톡을 살펴보는데,
[ 인준영 : 맞다. ]
재차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 인준영 : 다들 연락받았지? 차, 내일 출고된다고 하더라. ]
[ 안석훈 : 어제 연락받았다 ]
[ 정창우 : 기대돼서 제대로 잠도 못 잤음 ]
[ 김성훈 : 그러면 내일 만나겠네. ]
[ 인준영 : ㅇㅇ ]
[ 정창우 : 12시에 모여서 같이 점심 먹고, 1시에 차 받으러 ㄱㄱ ]
[ 정창우 : ㄱ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