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2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2권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2
리비에르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2권
차례
Chapter 01. 처음 해보는 것들
Chapter 02. 2034 KBO 개막
Chapter 03. 화끈한 시작
Chapter 04. 초반부터 강적을 만나다
Chapter 05. 돌풍의 레인저스
Chapter 06. 시즌 초반의 월요일
Chapter 07. 야구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Chapter 08. 영웅이 되는 순간
Chapter 09. 주목 받는 신성
Chapter 10. 이상한 투수가 있다
수비 천재가 타격의 신이 됨 02권
Chapter 01. 처음 해보는 것들
[비스트즈와 레인저스의 경기도 어느덧 9회 말에 접어들었습니다. 현재 스코어 4대3으로 비스트즈가 리드를 잡고 있는데요.]
[네, 마운드에 비스트즈의 마무리 김상호 선수가 올라와 있습니다.]
└ 이거 뒤집을 수 있을까?
└ 오늘 빠따들이 영 힘을 못 써서 모르겠네.
└ 김유신도 첫타석 이후로는 계속 못 치고 있고.
└ 오늘 김유신 정도면 양반이지. 지금 4타수 무안타 치는 놈들도 있는데.
9회 말 레인저스의 공격.
선두 타자는 오늘 7번 타자로 나선 주장 강선호였다.
딱!
[초구부터 타격한 타자의 타구가 2루수 키를 넘어가며 중견수 앞 안타가 됩니다!]
[강선호 선수가 초구부터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는데 잘 쳤네요.]
└ 마지막 기회 가즈아!
└ 그런데 이제 하위 타순인데 칠 수 있나?
└ 그러게. 이거 대타라도 써야 하는 거 아니냐?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무사 1루가 만들어지자 박영호 감독은 8번 타자를 불러들이고 심판에게 말했다.
“대타!”
[여기서 대타를 꺼내드는 레인저스군요.]
[네, 오늘 벤치에 앉아있던 임병호 선수가 나오는 거 같네요.]
└ 와, 대타 이야기하니까 바로 대타 쓰네.
└ 여기서 하나 치면 그대로 끝인데 그건 어렵겠지?
└ 몇 년 전이랑 달리 요즘은 장타 많이 못 치기는 하는데. 일단 까봐야 알지.
타석에 들어선 임병호는 초구를 침착하게 지켜보았다.
그러다가 3구째에 스윙을 했다.
딱!
[쳤습니다! 이 타구 3루수가 잡지 못하고 빠져나갑니다! 좌익수가 급하게 뛰어오고 있지만 주자 2루 지나서 3루로!]
[3루에서 세이프! 대타 임병호의 좌익수 앞 안타!]
[역시 야구는 모르네요. 9회 초부터 레인저스가 승부수를 던지더니 9회 말에 바로 결정적인 찬스가 나왔네요.]
[그렇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무사 1, 3루.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역전 주자까지 루상에 나간 레인저스입니다.]
└ 일단 동점부터 가보자.
└ 그래 동점이 만들어져야 안심하고 볼거 같다.
이어서 타석에 들어선 9번 타자 임시원은 자신의 주제를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희생 플라이로 동점을 만드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 마운드에 있는 것은 비스트즈 마무리인 김상호였다.
그는 등판과 동시에 2개의 안타를 맞으면서 위기를 맞이했으나 그로인해 페이스를 끌어 올리면서 9번 타자가 치기 어려운 강속구를 뿌려대고 있었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뒤로 이어주는 것.’
그래서 9번 타자 임시원은 최대한 존을 신중하게 보면서 승부를 길게 끌어가기로 결심했다.
딱!
“파울!”
[7구째를 걷어내며 끈질기게 버티는 9번 타자 임시원. 현재 볼카운트는 풀카운트입니다.]
[네, 임시원 선수가 끈질기게 잘 물고 늘어지고 있어요. 희생 플라이 아니면 볼넷을 염두에 두는 거 같은데요.]
마운드 위에 있는 비스트즈의 김상호는 살짝 짜증이 난 상태였다.
과거에도 세이버메트릭스가 보급된 지금도 9번 타자는 그 팀에서 가장 타격이 떨어지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런 타자에게 8구째를 던지게 생겼으니 기분이 좋을리가 없었다.
‘진정해. 그래도 계속 빠른 거 위주로 던졌으니 유인구는 생각 못 할 거야.’
포수가 보내온 유인구 사인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세를 잡았다.
풀카운트 상황이지만 그 선택에 망설임은 없었다.
애초에 볼넷을 두려워했다면 이 마무리 자리를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생각으로 손에서 날아가기 시작한 8구째에 타자도 반응을 보였다.
‘됐다!’
누가 봐도 스윙을 하려는 듯한 타자의 모습에 투수와 포수는 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스윙을 하던 중 타자는 뭔가를 깨달은 듯 급격하게 몸을 비틀며 스윙을 억눌렀다.
팡!
그와 동시에 공은 스트라이크 존 아래로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 주심은 1루심을 보았고 1루심은 제스쳐를 취했다.
[1루심이 스윙을 하지 않았다고 판정했습니다! 볼 판정을 받으면서 9번 타자 임시원이 풀카운트 8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합니다!]
[이야, 잘 참았어요. 그리고 레인저스는 이제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맞이합니다.]
└ 세계최고미남 줄여서 세최미 임시원
└ 몸 비트는 거 보고 존나 놀랬네.
└ 아무튼 무사 만루에 상위 타순 들어오네.
[타순이 1바퀴 돌면서 1번 타자부터 다시 시작하는 타순을 맞이하게 된 레인저스가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갑니다.]
[무사 만루면 이거 비스트즈도 쉽지 않거든요.]
모두의 시선이 모인 가운데 오늘 유신처럼 4타석 1안타를 친 1번 타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주자들 발이 빨라서 하나만 제대로 치면 그대로 끝인데.”
“저 녀석이 침착하게 치기를 빌어야겠지.”
그러나 1번 타자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딱!
[쳤습니다! 타구는… 1루! 1루수가 날았습니다!]
[그리고 착지와 동시에 1루 주자를 태그! 더블 플레이가 됩니다!]
└ 이게 뭐고
└ 와 누가 봐도 안타였는데….
└ 아니 저 미친놈은 저걸 잡으면 어떻게 하냐.
└ 진짜 존나 빠른 직선타라서 1루 주자는 반응도 못 했는데 저걸 어떻게 잡았냐.
[비스트즈의 1루수인 오재혁이 팀이 끝날수도 있는 상황에서 팀을 구해냈습니다. 그리고 이걸로 무사 만루의 상황이 2사 2, 3루로 바뀌었네요.]
[네, 여전히 주자 2명이 남아있지만 레인저스에게는 매우 안 좋은 상황이 되었네요. 방금까지만 해도 희생 플라이나 스퀴드를 시도해볼 수 있었는데 그게 완전히 틀어 막혔거든요.]
[그렇습니다. 이제는 안타 아니면 레인저스가 역전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것은 오늘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2번 타자 김유신.]
└ 유신아 제발 너라도 쳐라
└ 유신아 너 5할 깨졌다 이대로 무너질 거냐
└ 5할 깨짐? 아이고 망했네.
역전승을 꿈꾸던 레인저스는 물론 레인저스 팬들도 조용해졌다.
그러한 순간 유신이 천천히 타석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이 유신에게 몰리기 시작한 가운데 유신은 타석에 들어서며 슬쩍 관중석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부모님이 있었고 유신의 전담 코치 역할을 해준 이진호가 있었다.
그 옆에 기도를 하고 있는 세나와 유리가 있었다.
[어때요?]
‘뭐가?’
[여기서 치면 영웅이잖아요?]
‘내가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이건 겨우 시범경기인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당신도 피할 생각 없잖아요?]
‘니 말이 맞아.’
피할 거면 아까 감독님이 교체 이야기를 할 때 빠졌을 것이다.
하지만 가족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게 바로 오늘 경기다.
타석에 들어선 유신은 자세를 잡았다.
레인저스의 패배까지 단 1개의 아웃 카운트만 남은 상황에서 유신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집중력을 끌어 올렸다.
‘투수는 방금 1루수의 결정적인 수비 덕분에 무사 만루라는 위기를 벗어났어. 그런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건 오늘 성적이 좋지 않은 타자인 나.’
[긴장이 풀릴 가능성이 높다는 거군요.]
‘그래, 날 아예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오늘 성적을 보고 역시 신인은 신인이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겠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유신에게 필요한 스윙은 단 1번이면 충분하다.
그 순간 투수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기 위해 다리를 들어 올리기 시작했다.
다리를 들어 올리고 그렇게 들어올린 다리는 충분한 높이까지 올라왔을 때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투수의 다리가 땅에 닿는 순간 뒤에 있던 팔이 앞으로 빠르게 튀어나오기 시작했고 릴리스 포인트가 정점에 달했을 때 투수의 손에서 공이 떠나 포수의 미트를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지금’
투수가 공을 던짐과 동시에 유신도 기다렸다는 듯 스윙을 시작했다.
딱!
[쳤습니다! 좌측으로 날아가는 큰 타구!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좌익수가 잡지 못하고 넘어갑니다! 역전 끝내기 쓰리런!]
[경기를 끝낸 선수는 레인저스의 김유신!]
└ 와 시발 존나 쩌네
└ 오늘은 니가 신이다. 유신아.
└ 유신아? 김유신 님이 니 친구냐?
└ 아무튼 이겼잖아. 한잔해~
* * *
최종 스코어 6대4.
레인저스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경기가 마무리되었다.
[마지막 순간에 영웅이 나타나다. 역전 끝내기 쓰리런을 때려내며 팀의 극적인 승리를 이끈 김유신.]
[11라운드의 기적이 될 것인가? 신인 김유신의 시범경기 폭격.]
―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 그리고 기가 막히게 타율 5할 복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