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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신교의 양치기 바보는 IQ 199 6권
지은이 : 신조
펴낸이 : 김기철
펴낸곳 : (주)텐북
주소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43 가산어반워크 2차 1705호
전화 : 070-8823-8681
FAX : 02-6344-5574
출판등록 : 제 2021-000015호
전자우편 : tenbook@tenbook.co.kr
홈페이지 : www.tenbook.co.kr
ⓒ신조, 2025
※ ISBN : 979-11-7408-323-4
※ 가격 : 3,200원
※ 발행일 : 2025년 7월 25일
※ 저작권자의 승인 없는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6권
쉬이익.
사뿐!
주산도 해변에 사뿐히 착지했다.
사실 왜구 해적들이 내 첫 키스를 망친 것도 화났지만, 혹시라도 도움이 필요할까 해서 온 거다.
근데 이건 뭐.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왜구 해적들은 화포도 쏘고, 활도 쏘며 극렬히 저항했다.
하지만 모두 무의미한 짓이다.
그냥 압도적이다.
한참을 구경하고 있자니, 저 멀리서 보타암에서 출발한 배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중년의 보타암 비구니들이 어린 제자들과 열댓 척의 배를 이끌고 왔다.
그들은 주산도 해변에 착지했다.
곧장 무적 할매들을 피해 섬으로 피신한 왜구들을 추격하며 추포와 도살을 이어 간다.
캬아!
내 앞에서 그렇게 수줍어하더니.
눈만 마주쳐도 얼굴이 새빨개져 어쩔 줄 몰라 하던 그 어린 보타암 제자들 말이다.
아주 망나니가 따로 없다.
무자비한 집단 칼춤의 향연이 펼쳐졌다.
나는 이만 보타암으로 돌아가야겠… 쩝.
걸렸네.
“의선님.”
“검후 여협.”
처음부터 검후는 보이지 않았다.
무적 할매들의 무지막지한 신위를 구경하느라 잠깐 신경 쓰지 못한 탓이다.
그녀가 이렇게 가까이 오고 나서야 그 기감을 감지했으니 말이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 생각이 많다.
그녀도 꽤 복잡한 얼굴이다.
내 무공 때문이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을까?
배를 타고 왔다면 이제 막 도착했을 테다.
하지만 누가 봐도 나는 이곳에 한참 전에 도착해 있는 모습이다.
분명 등평도수를 통해 바다를 달려왔거나, 그도 아니면 허공답보 중에서도 상승의 경지를 통해 날아왔을 때나 가능한 일이다.
검후의 머릿속이 복잡한 이유는 그러한 나의 무공 경지 때문이다.
이미 감지했지만, 다시금 이를 확인해 버렸으니 말이다.
하지만.
“감히 묻지 않겠습니다.”
“…?”
“숨기고 싶으신 거 아닌가요?”
“그게… 좀 그렇긴 하죠?”
“의선님께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몰라도, 그로 인해 번거로운 일이 생기지 않게 제가 힘쓰겠습니다. 그러니 다른 걱정은 일절 하실 필요가 없… 헙!”
사실 검후 정도면 내가 숨기려고 해도 다 숨기기 힘들다.
아니, 작정하고 숨기려고 했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미 백련사태의 상단전을 내공으로 관조하는 모습까지 보지 않았겠나?
그녀는 내 경지를 아마 거의 정확하게 알고 있을 테다.
상대가 나에 대해 아는데, 끝까지 숨기는 건 예의가 아니다.
그럴 필요도 없다.
또한 검후는 믿을 만한 사람 아니겠는가?
최소한 지금까지 내가 느낀 검후는 그렇다.
그래서 품속에 있던 백룡면을 꺼냈다.
검후가 놀란 얼굴로 나와 복면을 번갈아 보는 이유였다.
“의선께서… 금룡복면이셨군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우리 검후가 놀랄 일은 이게 끝이 아니다.
“천기의선…”
“사형분이요?”
“네.”
“설마 사형께서도 의선님과 같은 고수…?”
“사형은 저보다 더하죠.”
“천기의선께서는…?”
“은룡옥존 은가온.”
“헙!”
쩝.
내가 백룡면을 꺼낼 때보다 더 놀라네?
또 한 번 설운비한테 의문의 1패를 당한 것 같은 이 느낌은 뭘까?
“천기의선 설운비 의원님께서 은룡옥존 은가온과 동일 인물이었다고요?”
“네. 은가온은 뭐, 사람들이 그렇게 불렀다고 하더라고요. 진짜 이름은 설운비입니다. 제 사형이고요.”
검후가 정말 많이 놀라긴 했나 보다.
그 예쁜 눈이 두 배는 더 커졌고, 매력적인 입술로는 그 어떤 말도 잇지 못했다.
그러다 갑자기.
“혹시 사제라는 분께서도…?”
“독존 당철종.”
“허거거거거거거거거거거걱!”
검후가 이번엔 진짜 환장할 정도로 놀랐다.
온몸이 크게 들썩이는데, 당연히 그녀의 위대함마저 엄청난 반동으로 출렁인다.
마치 주산도 앞바다의 거대한 파도처럼 말이다.
“독… 독존 선배님께서… 독존 선배님께서요?”
“네. 어쩌다 그렇게 됐습니다.”
믿기 어렵다는 얼굴이다.
나라도 그럴 테다.
설명이 필요하다.
“독존 사제님이 의술과 어려운 형편의 병자를 치료하는 데에 관심이 많습니다. 하여, 사부님께서 말년에 당철종 사제를 제자로 받아 주시고, 의술을 전수해 주셨습니다.”
“아…”
이건 이미 설운비, 당철종과 함께 충분히 논의한 유희의 설정이다.
어쨌거나 검후는 아직도 놀라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위대한 그것을 계속 미세하지만 출렁이고 있다.
고맙다, 막내 사제야.
“당 사제가 나이가 많지 않겠습니까?”
“그, 그렇죠… 무림에서도 최고 배분에 해당하시니까요. 저보다도 한 배분 위고, 지금 저기 왜구 해적들을 물리치고 있는 사고님들과 같은 배분이지요.”
“네. 그래서 말도 편히 하라고 하고, 사형제 관계보다는 그저 같이 의술을 연마하는 의원 동료로 지내자고 그렇게 말했는데, 사형은 사형이고 사제는 사제라며 고집을 피워서, 저와 사형도 당 사제를 막내 사제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아… 네. 그렇… 정말 천하가 알면 깜짝 놀랄 일이네요.”
검후의 떨림이 더욱 거세진다.
그럴수록 그녀의 위대함과 거대함마저 함께 격하게 출렁인다.
만지고… 만지고 싶… 정말 간절하게 딱 한 번만 만져 보고 싶… 젠장!
“사부님! 의선님! 사부님! 의선님!”
감민민이다.
후발대로 출발한 배가 조금 전 막 도착했다.
감민민도 급히 배에서 내려 숨어 있는 왜구 해적들을 수색하다가 우리를 발견하고는 급히 달려온 것이다.
근데 얘가.
뭐가 저리도 다급한지.
정말 전속력으로 달려온다.
그러더니 도착해서는 검후의 앞을, 마치 나로부터 검후를 지키기라도 하듯 양팔까지 쫙 벌려 막아섰다.
“의원님! 내가 이러니까 의원님을 좋아하려고 해도 좋아하지 못하는 거예요!”
“내가 뭘요?”
“내가 저기서 다 봤다고요!”
“그러니까 뭘요?”
“우리 사부님 가슴을 또 뚫어져라 쳐다봤잖아요! 그것도 이상한 표정 지으면서요!”
아!
얘가 귀신이다.
안력까지 끌어 올려 지켜본 건가?
어떻게 봤지?
내가 검후 가슴을 쳐다보고 있었다는 것을?
“닦아요!”
“뭘 닦아요?”
“침! 침 닦으라고!”
“읔!”
젠장!
쪽팔리다.
내가 침까지 흘리며 보고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