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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신교의 양치기 바보는 IQ 199 2권
지은이 : 신조
펴낸이 : 김기철
펴낸곳 : (주)텐북
주소 : 서울특별시 금천구 가산디지털2로 143 가산어반워크 2차 1705호
전화 : 070-8823-8681
FAX : 02-6344-5574
출판등록 : 제 2021-000015호
전자우편 : tenbook@tenbook.co.kr
홈페이지 : www.tenbook.co.kr
ⓒ신조, 2025
※ ISBN : 979-11-7408-319-7
※ 가격 : 3,200원
※ 발행일 : 2025년 7월 25일
※ 저작권자의 승인 없는 무단전재와 복제를 금합니다.
2권
“불패검마대의 대원 장좌경이 대주님을 뵙습니다!”
아!
칠장로 적안마녀 장좌경이 불패검마대의 대원이었어?
좀 놀랐다.
그것도 많이.
어찌 안 놀라겠는가?
천마신교 제일여고수 적안마녀 장좌경이 임충녕의 수하였다는데.
놀람을 넘어 경악, 기겁할 일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임충녕이다.
무려 천마신교의 칠장로가… 사실 천마신교 칠장로 정도 되면, 과장 조금 보태서 소림사의 방장 대사도 한 수 접어줘야 하지 않겠나?
과장이 아니라 실제 그러할 수도 있고 말이다.
그런데 임충녕은 담담하다.
한쪽 무릎을 꿇고 포권까지 한 어마어마한 신분을 넘어, 그냥 그 자체로 사신이라고 불릴 만한 적안마녀를 묵묵히 내려다보고만 있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칠장로님. 보는 눈이 많습니다. 일어나시지요.”
그제야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는 적안마녀.
그렇게 마주 선 두 사람.
여전히 담담한 얼굴의 임충녕과 달리, 그런 그를 바라보는 적안마녀의 눈동자가 미세하지만 분명하게 떨리고 있다.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감사합니다, 대주님.”
“그 호칭은… 휴우. 진선아.”
“네. 네, 아버지.”
임충녕이 나를 불렀다.
동시에 적안마녀가 나를 돌아보는데, 왜 이렇게 떨릴까?
무림으로 빙의 후 처음 보는, 진짜 절대자에 가까운 고수여서 그럴까?
나에게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눈빛을 받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암흑의 무저갱으로 빠져드는 것 같았다.
“잠시 친구들과 있어라. 나는 칠장로님과 나눌 이야기가 있느니라.”
“네, 아버지.”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했다.
임충녕은 그런 나를 향해 고개를 한 번 끄덕인 후, 적안마녀를 데리고 관사 안으로 들어갔다.
둘이 관사 안으로 들어가 모습이 보이지 않자.
그제야 둔보 녀석의 창백해진 얼굴에서 핏기가 조금 도는 듯했다.
둔보 녀석이 하도 심하게 놀라서 그렇지, 손칠현 녀석도 만만치 않게 쫄았던 모양이다.
아무도 들리지 않게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녀석들이었다.
나는 그런 두 녀석을 잠시 지켜본 후.
고개를 돌려 연우희를 향했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살짝 끄덕여 인사하는 그녀였다.
이내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멸살고파 한선금이 분위기를 보고는 슬쩍 자리까지 피해 주었다.
“여긴 어떻게 오신 건가요?”
“그게…”
연우희가 조금은 부끄러운 얼굴이다.
몸까지 살짝 배배 꼬기까지 한다.
“임 소협께서 안 오신다고 하셔서…”
“네? 저요?”
“네.”
설마… 얘도?
“함께 수련하면 무공 정진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그러니까… 연우희 소저도 저희 양 목장에서 수련을 하겠다고 온 거예요?”
“네? 저는 그런데… 저 말고 또…”
연우희의 시선이 손칠현과 둔보에게 닿았다.
둔보 녀석, 태어나서 이런 미녀는 처음 봤을 거다.
연우희와 눈이 마주치자, 적안마녀를 봤을 때보다 더 놀라 숨이 넘어가려 했다.
손칠현도 둔보만큼은 아니어도, 엄청나게 긴장하고 어색하고 그랬다.
“광마검가의 손칠현이라는 친구입니다. 마룡곡 비무대회에서 봤었죠? 제가 신법규하고 비무할 때도 함께 있었던 친구고요.”
“아… 기억나는 것 같기도 하고…”
기억나는 게 아니라, 내내 나랑 붙어 다녔던 손칠현이다.
연우희도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나 보다.
“마령곡에서 곡주님이 직접 연 소저를 섭외하려고 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요. 그곳에는 가지 않기로 한 거예요?”
“네. 애초에 마령곡은 마음에도 없었어요.”
“아! 그렇군요. 그래도 여기는 무공을 수련하는 곳도 아니고… 양을 치는 양 목장인데…”
“이모에게 임 소협 얘기를 했어요.”
“음… 네.”
“임 소협 아버님에 관해서도 알게 됐고요.”
“아… 그랬군요.”
“저도 저지만, 이모가 더 적극적으로 저에게 이곳 양 목장에서 수련하길 바랐어요.”
“칠장로님께서요?”
“네. 아까 보셨죠? 저도 이번에 알았는데, 이모가 이십 년 전 정마대전 당시 임 소협 아버지께서 이끄시는 불패검마대의 대원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음… 네.”
“임 소협도 알고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불패검마셨던 사실을요?”
“실은 저도 마룡곡에 가서 처음 들었습니다.”
“많이 놀랐겠어요.”
“네, 조금요.”
어라?
얘랑 말이 좀 술술 이어지네?
연우희도 처음 쑥스러워했던 것은 온데간데없고, 자연스럽게 자기가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 자기 이야기도 하고.
“아! 제 친구들 소개해 줄까요?”
“네.”
내가 둔보와 손칠현을 향해 손짓을 했다.
얼른 오라고.
근데 이 두 녀석.
잡아먹는 것도 아닌데, 표정이 필사적이다.
절대로 우리가 있는 이곳으로 오지 않겠다고.
입에다가 똥을 퍼부어도, 저것보다 싫은 표정을 짓지 않을 테다.
미녀 울렁증 같은 것일 테다.
하지만 천하의 연우희.
그녀가 시선을 계속 보내자, 녀석들은 뭔가 엄청나게 쭈뼛쭈뼛하면서 우리에게 올 수밖에 없었다.
“이 친구는 광마검가의 손칠현이에요. 연 소저처럼 이곳에서 수련하고 싶다고 하여 왔어요.”
“반가워요, 손 소협. 연우희라고 해요.”
“앗! 넵! 넵! 손칠현이라고 합니다!”
손칠현, 이 자식.
차렷 자세는 왜 하는데?
경례는 하지 말라고!
“이 친구는 저와 어렸을 적부터 함께 나고 자란 둔보요. 이곳 동부 제팔 양 목장의 실질적 부목장주나 다름없습니다.”
“반가워요. 연우희라고 해요.”
“네에에엡!”
차렷 자세는 하지 말라고!
너는 또 왜 경례를 하는데!
아놔!
친구라는 두 녀석이 이렇게 쪽팔려서야.
“손 소협은 광마검가의 검법을 익혔나요?”
“그게 저는… 꿀꺽. 그러니까 저는 아직 어떤 무공을 절기로 삼을지 결정하지 못했고, 그러니까 제 말은…”
“둔 소협은요? 어떤 무공을 익혔어요?”
“넵! 네? 소… 소협이요? 앗! 저는 그냥 양치기… 양을 치는데… 무공은 오 년 전 소마무관에서 소마검법을… 넵! 넵! 넵!”
둔보 녀석.
저러다 울겠다.
하지만 대화는 계속 이어졌다.
연우희가 의외로 사교성이 괜찮았다.
어쩌면 엄청난 미모로 인해, 둔보나 손칠현과 같은 녀석들의 반응을 이미 어려서부터 수도 없이 겪었기에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었을 테다.
아무튼 우리의 대화는 연우희의 주도로 조금씩 편안한 분위기 속에 이어졌고.
한 식경이 조금 덜 됐을 때, 관사의 문이 열렸다.
두 사람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임충녕과 적안마녀 장좌경.
그런데 아까의 그 묘하고 긴장감이 흐르던 분위기가 사라졌다.
제법 훈훈한 얼굴의 두 사람이었다.
이내 천마신교 제일여고수 적안마녀가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지은 채 나에게로 다가왔다.
임충녕이 그녀의 뒤를 바싹 따라 함께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