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를 체포하겠습니다 06권
천마를 체포하겠습니다 06권
천마를 체포하겠습니다
06
백아
천마를 체포하겠습니다 06권
차례
Chapter 01. 일본 무도 치안과
Chapter 02. 괴인 토벌
Chapter 03. 업보
Chapter 04. 지옥
Chapter 05. 결전
Chapter 06. 천마교
Chapter 07. 무(武)
Chapter 08. 강(强)
천마를 체포하겠습니다 06권
Chapter 01. 일본 무도 치안과
“이렇게 유명하신 분을 만나게 되니 영광이군요.”
“별말씀을요.”
서윤은 일본의 경시청에 와 있었다.
도쿄를 관할하는 곳으로, 이곳에 무도인들로 구성된 무도 치안과가 있었다.
서윤은 치안과의 조사실에 앉아서 무도 치안과 과장과 이야기 중이었다.
“말씀하신 내용은 저희가 앞으로 철저히 조사할 예정입니다. 일단 그 천마환이라는 것에 관해서 좀 이야기를 듣고 싶은데요.”
그는 서윤에게 마교와 천마환에 관한 것을 이것저것 물었다.
서윤은 한국에서 있었던 일은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고, 일본에서 알아낸 것만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니까 오오리 봉사회를 설립한 대표 카이토 씨가 그 마교 수장의 허수아비라는 거죠.”
“그렇습니다.”
“거기서 입수한 연구 자료들을 대략 파악해 봤는데, 보니까 그 녀석들 사람들을 대거 ‘괴인’으로 변하게 만들 생각이었던 것 같더군요.”
“일종의 테러군요.”
“그렇습니다. 한데 왜 그런 짓을 하려고 한 건지 정확히 파악이 안 됩니다. 혹시 짚이는 게 있습니까?”
“글쎄요. 아직 딱히 없군요.”
서윤의 말에 치안과장은 서류에 뭔가를 슥슥 적었다.
“한국에서도 이 사건 때문에 많이 피해를 입었다고 들었습니다. 혹시 그 괴인을 다시 원상태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은 알아낸 게 없을까요?”
“제가 알기로는 없습니다. 해당 사안은 한국 정부나 한국 경찰청에 정식으로 문의하시는 게 더 확실할 것 같군요.”
마기 때문에 이성을 잃은 사람들.
그중 정상적으로 돌아온 사람은 아직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딱 한 명. 정천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정천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것이 아니라 한 번씩 증상이 발현되는 수준이었다.
마기가 폭주하면서 완전히 이성을 잃었던 자들은 죽이는 것 말고 방법이 없었다.
“삼선자라고 했죠. 저희 쪽에서도 붙잡는 데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번에 삼도맹의 당주 두 분이 그렇게 된 걸 보면, 미완성 천마환이 연구실에 있던 것 외에도 많이 있는 것 같으니까요.”
“카도는 찾았습니까?”
“아니요. 지금 수배 중입니다. 사라졌다는 직원분도 저희가 찾는 중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서윤은 조사를 마친 뒤 경시청을 나왔다.
다시 한번 휴대폰을 봤지만, 여전히 냉해원에게서는 연락이 없었다.
토센류 당주 카도. 그리고 냉해원이 모두 사라졌다.
냉해원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토센류 도장 안에 들어가 보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그곳에서 천마환 때문에 폭주한 괴인 두 사람이 나타났고.
냉해원이 사라진 것과 연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냉해원을 상대하기 위해 두 사람이 천마환을 먹었다는 건가. 왜 두 사람은 토센류 당주와 이야기를 나누려 한 걸까.’
서윤을 부른 것은 삼도맹 헤이토류 당주 이사오였다.
그런데 삼도맹의 나머지 두 당주가 서윤을 죽이려 한 토센류 당주와 은밀히 이야기를 나눴다.
천마환도 나왔고.
‘이사오를 찾아가 봐야겠군.’
서윤은 일단 삼도맹의 마지막 남은 당주. 헤이토류 당주 이사오를 찾아가 묻기로 했다.
* * *
서윤이 나간 뒤. 경시청 일본 무도과는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무도 치안과. 일명 무도과는 무인과 관련된 사안을 모두 총괄하는 곳이었다.
과장 다이스케 역시 일본 내에서는 실력 있는 무도인이었다.
“서윤 씨 좀 철저히 지켜봐. 세계 최고 무인이라는 자니까 쉽지는 않을 거다.”
“몰래 붙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겁니다. 주위에서 조금만 수상한 사람이 있어도 눈치채는 사람입니다.”
“눈치채도 상관없어. 어디어디 이동하는지라도 확인해.”
“알겠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가장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게 서윤이었다.
현재 무도과에서 알아낸 정보로는 수사해 봤자 뒤를 쫓는 것에 불과했다.
오히려 서윤보다 느릴 수도 있었다.
“도쿄 내에 치안 강화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신고 들어오면 바로 우리 무도과 인원들 파견하도록.”
“알겠습니다.”
“그 삼선자라는 자는 확인할 방법 있나?”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고. 아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하아. 미치겠군.”
무도과 과장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모든 일의 축인 삼선자는 찾을 길이 없고, 연구실에 있는 것 외에 얼마나 많은 천마환이 만들어졌는지도 알 길이 없었다.
오오리 봉사회에 있는 문서 등의 자료를 모두 확보했지만, 천마환의 거래 장부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었다.
정확히는 딱 하나.
토센류 도장에서 확보한 장부였다.
거기에는 오오리 봉사회에게서 받은 물건이 적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천마환으로 추정됐다. 총 5개를 받았다고 적혀 있었다.
“토센류에서 토센단이라는 비밀 단체를 운영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그거는 어떻게 됐나.”
“지금 확인 중입니다.”
“최대한 빨리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사라진 카도를 찾으면 뭔가 단서가 나올지 모를 일이었다.
* * *
서윤은 삼도맹 헤이토류 당주 이사오를 찾아왔다.
한국의 세영 보안 부사장실에서 본 후 처음 만나는 것이었다.
“최근에 있었던 일은 대략 들었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군요.”
이사오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서윤을 맞이했다.
“삼도맹의 나머지 두 당주도 이 일에 연루된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당주께서는 아시는 바가 없습니까?”
“글쎄요. 저도 그 두 당주와는 왕래를 안 한 지 오래돼 잘 모르겠군요. 그저 비보를 전해 들었을 뿐입니다.”
“삼도맹에서는 이번 일을 전혀 몰랐던 겁니까?”
“일단 저희 헤이토류에서는 몰랐던 일입니다.”
일단 그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토센단에 관해서 더 아시는 게 있습니까?”
“글쎄요. 딱히 아는 게 없습니다.”
그는 더 이상 말을 해 주지 않았다.
서윤은 별다른 소득 없이 헤이토류 도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지잉.
나오자마자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세영 보안에서 온 연락이었다.
“무슨 일인가.”
“토센단과 관련해서 말씀하신 것 알아봤습니다.”
“이야기해.”
서윤은 세영 보안에 토센단의 의뢰 방법에 관해 조사하도록 지시했었다.
토센단도 의뢰를 받아 먹고사는 곳이었다.
즉, 의뢰를 맡길 수 있다는 뜻인데. 장소가 됐든 암호가 됐든 세간에 아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었다.
“주소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그곳으로 가서 특정 암호를 말하면 된다고 합니다.”
“암호? 암호가 뭐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담배를 사야 한다고 하는데. 어떤 건지는 아직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알겠네. 수고했어.”
서윤이 전화를 끊자 문자로 주소 하나가 전달됐다.
“편의점이군.”
주소를 보니 1층 편의점으로 돼 있었다.
이곳에서 어떤 담배를 주문하면 접선 장소를 가르쳐주는 모양이었다.
어떤 담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 됐든 연관된 조직원이 그곳의 주인으로 있다는 뜻이니.
‘가 보면 알겠지.’
그곳에 가면 뭔가 알아낼 수 있을 거였다.
* * *
“윽. 뭐야. 살아 있는 건가.”
냉해원이 정신을 차린 곳은 어떤 방이었다.
목조 건물인 듯 벽과 바닥 모두 나무로 돼 있었는데, 그리 넓지 않고 침대 세 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문이 열리고, 안으로 노인 하나가 들어왔다.
“정신이 드시오?”
“여기는…….”
“켄토 의원이오. 아침에 와 보니까 여기 골목에 쓰러져 있기에 일단 데리고 왔는데.”
“아, 감사합니다.”
냉해원은 힘겹게 일어나서 인사를 했다.
“자상이던데. 경찰에 연락 안 해도 되는 것이오?”
“예. 괜찮아요. 치료비는 얼마인가요? 제가 바로 드리겠습니다.”
“허허. 돈은 됐소. 한데 혹시 무슨 일인지 알 수 있겠소?”
“별일 아닙니다. 하여튼 저는 먼저 가 보겠습니다. 중요한 일이라.”
냉해원이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날 때였다.
노인이 작은 유리병 하나를 꺼내더니 뚜껑을 열었다.
“잠깐 이것 좀.”
노인은 그것을 냉해원의 얼굴에 가까이 가져다 댔다.
냉해원은 약간 퀘퀘한 냄새에 인상을 찌푸렸다.
“어르신 이게 뭔가요? 이거 좀…….”